박찬식 박사 "제주해녀 부산 영도 출항해 제주 경제 이끌어…분포형태 지속"
부산 영도·거제도·울산·기장 출항…제주해녀 분포도 가장 많아
진관훈 테크노파크 팀장 "물질로 이은 생계…제주경제 근간"
근대사 제주에서 나타났던 출항해녀의 지역 분포도, 형태와 모습 등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학연구센터가 주관해 지난 20일 메종글래드 제주호텔에서 제12회 제주해녀축제를 기념해 열린 ‘해녀어업 보존·발전 포럼 및 전국해녀 교류행사’가 열렸다.
이날 박찬식 전 제주학연구센터장은 제주근대사를 통해 바라 본 제주해녀의 위상을 주제로 한 기조 발표에서 “19세기 말 제주해녀가 부산 영도 등의 지역으로 출항해 제주 경제를 이끌어 왔다”며 “이 분포형태가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해녀는 일본 어민들의 잦은 침탈로 생존권이 위협받았고 도외로 출항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가운데 일본 해조업자나 상인들이 경상남도 어장으로 고용을 유도하며 부산 영도, 거제도, 울산, 기장 등으로 출항하게 됐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도 이 지역으로 제주해녀가 지속적으로 출항하고 있는 것.
이날 행사에 참여한 출항 제주해녀 역시 이 지역 참가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제주도에 따르면 부산지역에서 23명, 거제통영지역에서 15명, 울산지역에서 9명으로 총 47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관계자는 “과거 부산 영도지역으로 가장 많이 출항하면서 경상남도 일대에 제주해녀가 가장 많이 분포해 있다”고 말했다.
또 이날 제주해녀가 근대 제주역사의 경제적 기틀을 마련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진관훈 제주테크노파크 팀장은 “출항해녀는 월급이 110원 정도 였는데, 당시 소학교 교사 월급이 30원인걸 감안하면 매우 높은 금액이었다”며 “물질로 돈을 번 해녀들은 밭을 구매해서 생계를 이어갔는데, 이런 ‘해녀경제’가 제주경제의 근간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제 강점기 때 제주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는데, 출항 해녀들이 이 부분을 매꿔 제주 경제를 살렸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좌혜경 제주학연구센터장 직무대리와 안미정 한국해양대학교 교수가 좌담회에 함께해 제주해녀문화의 소중함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