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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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국장

최근 미국의 유명 사전인 메리엄-웹스터(Merriam-Webster)는 영어의 3인칭 복수 대명사 ‘데이’(they)에 남성이나 여성이 아닌 제3의 성(性)을 가진 개인을 지칭하는 단수 대명사란 의미를 새로 추가했다.

메리엄-웹스터는 이 단어가 1300년대 말부터 단수 대명사로 쓰여 왔다며 “반대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말하든 거의 모두가 평상시 대화나 종종 격식 있는 글에서 ‘they’를 단수 대명사로 써 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보기보다 새로운 것이 아니다. 우리는 1950년대부터 제3의 성을 가진 개인을 지칭하는 대명사로 ‘they’가 쓰인 증거 자료를 갖고 있고, 그 이전부터 이렇게 쓰였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들’ 혹은 ‘그것들’로 번역되는 ‘they’는 원래 복수형 표현이지만, 특정인의 성별을 모르거나 굳이 언급하고 싶지 않을 때에도 종종 쓰여 왔다.

남성 또는 여성이란 정체성을 거부하는 성 소수자들은 이를 보다 확장해 자신들을 지칭하는 3인칭 단수 대명사로 ‘they’를 사용한다.

최근 들어 미국에서는 남성이나 여성이 아닌 제3의 성을 공식 인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2017년에는 오리건주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운전면허증에 남성과 여성이 아닌 제3의 성을 기재할 수 있도록 했고, 이어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 뉴욕 등이 이 같은 제도를 도입했다.

올해 들어서는 유나이티드 항공 등 미국 주요 항공사들도 항공권 예매 시 승객 성별 정보를 ‘비공개’, ‘불특정’, ‘중성’ 등으로 입력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달 말 제주에서도 성 소수자 단체가 주최하는 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퀴어문화축제는 성 소수자의 인권과 성적 다양성을 알리는 행사다. 주최 측은 주로 인간에 대한 존중과 평등한 사회, 보편적 인권을 염원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제3의 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인종이나 성별, 성작 지향, 외모, 사상, 장애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 제정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은 한국사회가 평등으로 나아가는 출발선이라며 정부와 국회의 포괄적 차별금지법 입법 추진을 강조하고 있다.

평등과 차별금지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과 합의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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