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화와 오리엔탈계열 향수
수묵화와 오리엔탈계열 향수
  • 제주新보
  • 승인 2019.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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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전 제주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장

수묵화와 오리엔탈계열 향수

서양화는 최대한 자연의 원색을 모방하려고 더 밝고 명료한 색, 그리고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 색을 추구한다. 그러나, 수묵화는 먹을 곱게 갈아서 백지 위에 검은색만으로 소재 고유의 향기를 표현한다.

수묵화의 멋과 맛은 흥미롭고 경이롭다. 이것은 검은색으로 아름다운 자연이나 매화, 난초, 국화 같이 향기로운 꽃을 묘사한다. 동양의 화가들은 사물의 화사한 외양에 현혹되지 않고 그 본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그 본질을 음미할려면 마음의 눈이 필요할 것이다.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 유배 중에 아들에게 보낸 서신에 문자향 서권기(文字香 書卷氣)”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어느 경지에 도달하면 수양의 결과로 나타나는 고결한 품격인 문자의 향기와 서책의 기운이 풍길까? 이러한 통찰력을 가지고 수묵화를 관찰하면 그 속에는 푸른 자연의 숲과 투명한 물, 그리고 향기로운 꽃이 가득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때인가부터는 수묵화에도 조금씩 색을 넣기도 하고, 그림에 향를 넣기 위해 향기있는 먹을 만들기도 했다. 이런 먹에 향기를 가미하기 위해 정향, 올리브기름, 또는 사향 같은 향기로운 성분들을 가미했다.

김홍도의 작품, 주상관매도에는 보일 듯 말 듯한 봄에 피어난 연분홍빛 매화에서는 여린 향기가 그윽하게 피어오르고 있는 것 같다. 이것은 반 고흐의 노란색 해바라기 또는 모네의 연꽃 그림보다 더 그윽하고 매혹적인 향기가 느껴진다.

이런 측면에서 오리엔탈계열 향수들의 향이 왜 그토록 깊고 중후한지 이해가 될 것 같다. 오리엔탈이라는 명칭은 초기에는 동양에서 유럽으로 유입된 향료를 통칭하던 용어이다.

오리엔탈 노트란 향의 동물성 원료(사향, 영묘향, 용연향 등)과 식물성 원료(파출리, 샌달우드, 바닐라, 향신료 등)이 인도, 중국, 티벳, 인도네시아, 그리고 중동지역을 원산지라는데서 유래한다.

향의 감초라고 할 수 있는 사향은 얼핏 맡아보면 먹 냄새를 닮아있다. 그래서인지 사향을 사용한 향수들은 수묵화를 닮은 경우가 있다. 수묵화의 고운 선, 때로는 여리고 때로는 강인한 느낌을 주는 선을 닮았다. 그리고, 사향은 여성의 체취와 많이 닮은 향이라고 한다.

오리엔탈계열의 향은 동양의 신비롭고 에로틱 이미지를 표현한 향조이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바닐라의 달콤함이 있는 파우더리 노트(powdery note)를 중심으로 동물적인 향이 터치된 중후한 향을 품고 있다.

1906년 코티에서 발매한 로리간은 이 장르의 대표적인 것이다. 영묘향(civet)의 동물성 방향과 오포파낙스(opopanax)를 특징으로 하여 1925년에 출시한 겔랑의 샬리마도 이 계열의 작품이다.

독특한 병모양의 오퓸(opium)’은 입생로랑에서 1977년에 출품한 향수로 정향과 파출리가 묘하게 어우러지고 엠버그리스(ambergris, 용연향)의 절묘한 조화가 신비하고 요염한 향조를 연출한다. 오퓸이란 아편이란 뜻이며, 이 향수는 관능적인 광고와 향으로 유명하다.

1980년대 중반부터 오리엔탈과 플로랄 노트의 양쪽 특성을 가진 플로리엔탈(floriental)이라는 커다란 물줄기가 주목받게 되었다.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1985년에 발매한 크리스천 디올의 쁘아종(poison)’은 독이라는 파격적인 이름으로 여성스러우면서도 진취적이고 성취욕이 강한 이미지의 표상이 되었다.

수묵화의 고운 선 이면에 내재되어 있는 향과 자태, 차가 품고 있는 향과 색깔을 감상할 수 있으면 오리엔탈계열의 향수를 이용하여 진정한 자신의 개성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전 제주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장

수묵화와 오리엔탈계열 향수

서양화는 최대한 자연의 원색을 모방하려고 더 밝고 명료한 색, 그리고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 색을 추구한다. 그러나, 수묵화는 먹을 곱게 갈아서 백지 위에 검은색만으로 소재 고유의 향기를 표현한다.

수묵화의 멋과 맛은 흥미롭고 경이롭다. 이것은 검은색으로 아름다운 자연이나 매화, 난초, 국화 같이 향기로운 꽃을 묘사한다. 동양의 화가들은 사물의 화사한 외양에 현혹되지 않고 그 본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그 본질을 음미할려면 마음의 눈이 필요할 것이다.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 유배 중에 아들에게 보낸 서신에 문자향 서권기(文字香 書卷氣)”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어느 경지에 도달하면 수양의 결과로 나타나는 고결한 품격인 문자의 향기와 서책의 기운이 풍길까? 이러한 통찰력을 가지고 수묵화를 관찰하면 그 속에는 푸른 자연의 숲과 투명한 물, 그리고 향기로운 꽃이 가득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때인가부터는 수묵화에도 조금씩 색을 넣기도 하고, 그림에 향를 넣기 위해 향기있는 먹을 만들기도 했다. 이런 먹에 향기를 가미하기 위해 정향, 올리브기름, 또는 사향 같은 향기로운 성분들을 가미했다.

김홍도의 작품, 주상관매도에는 보일 듯 말 듯한 봄에 피어난 연분홍빛 매화에서는 여린 향기가 그윽하게 피어오르고 있는 것 같다. 이것은 반 고흐의 노란색 해바라기 또는 모네의 연꽃 그림보다 더 그윽하고 매혹적인 향기가 느껴진다.

이런 측면에서 오리엔탈계열 향수들의 향이 왜 그토록 깊고 중후한지 이해가 될 것 같다. 오리엔탈이라는 명칭은 초기에는 동양에서 유럽으로 유입된 향료를 통칭하던 용어이다.

오리엔탈 노트란 향의 동물성 원료(사향, 영묘향, 용연향 등)과 식물성 원료(파출리, 샌달우드, 바닐라, 향신료 등)이 인도, 중국, 티벳, 인도네시아, 그리고 중동지역을 원산지라는데서 유래한다.

향의 감초라고 할 수 있는 사향은 얼핏 맡아보면 먹 냄새를 닮아있다. 그래서인지 사향을 사용한 향수들은 수묵화를 닮은 경우가 있다. 수묵화의 고운 선, 때로는 여리고 때로는 강인한 느낌을 주는 선을 닮았다. 그리고, 사향은 여성의 체취와 많이 닮은 향이라고 한다.

오리엔탈계열의 향은 동양의 신비롭고 에로틱 이미지를 표현한 향조이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바닐라의 달콤함이 있는 파우더리 노트(powdery note)를 중심으로 동물적인 향이 터치된 중후한 향을 품고 있다.

1906년 코티에서 발매한 로리간은 이 장르의 대표적인 것이다. 영묘향(civet)의 동물성 방향과 오포파낙스(opopanax)를 특징으로 하여 1925년에 출시한 겔랑의 샬리마도 이 계열의 작품이다.

독특한 병모양의 오퓸(opium)’은 입생로랑에서 1977년에 출품한 향수로 정향과 파출리가 묘하게 어우러지고 엠버그리스(ambergris, 용연향)의 절묘한 조화가 신비하고 요염한 향조를 연출한다. 오퓸이란 아편이란 뜻이며, 이 향수는 관능적인 광고와 향으로 유명하다.

1980년대 중반부터 오리엔탈과 플로랄 노트의 양쪽 특성을 가진 플로리엔탈(floriental)이라는 커다란 물줄기가 주목받게 되었다.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1985년에 발매한 크리스천 디올의 쁘아종(poison)’은 독이라는 파격적인 이름으로 여성스러우면서도 진취적이고 성취욕이 강한 이미지의 표상이 되었다.

수묵화의 고운 선 이면에 내재되어 있는 향과 자태, 차가 품고 있는 향과 색깔을 감상할 수 있으면 오리엔탈계열의 향수를 이용하여 진정한 자신의 개성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전 제주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