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 문턱 높은 제주해녀, 명맥 끊겨서야
진입 문턱 높은 제주해녀, 명맥 끊겨서야
  • 함성중 기자
  • 승인 2019.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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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말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그 배경은 한마디로 제주해녀를 체계적으로 보전·계승하는 데 있다. 그런데 정작 제주해녀는 쇠락의 길을 가고 있다. 도내 해녀는 1970년대 1만4000명에서 1980년대 7800명으로 반토막이 난 후 지난해 3898명으로 무려 72%나 줄었다. 매해 평균 100명 이상 감소한 셈이다. 특히 현재 70대 이상 해녀가 59%를 차지해 20년 뒤면 제주의 대표적 문화유산이 사라질지 모른다고 한다.

반면에 새로 가입한 해녀는 2016년 42명, 2017년 39명, 작년 42명, 올해 40명에 머문다. 2008년 문을 연 한수풀해녀학교는 그간 61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지만 직업 해녀는 21명에 불과하다. 2015년 개설한 법환해녀학교도 128명의 졸업생 중 26명만 해녀로 활동 중이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제주해녀의 명맥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선 고령에 따른 사망과 은퇴 등으로 자연감소가 원인으로 꼽힌다. 높은 진입 문턱도 빼놓을 수 없다. 까다로운 가입 조건이 해녀 양성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한다. 그나마 물질을 하겠다고 나선 지원자들마저 발길을 돌리게 하고 있어서다.

보도에 따르면 해녀가 되기 위해선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어촌계에 많게는 300만원의 가입비를 납부해야 하고, 해당 수협에도 수백만원의 출자금을 내야한다. 가입 초기 적지 않은 금액을 내는 동시에 어촌계로부터 과반수 이상 동의도 받아야 한다. 기존 해녀들이 수익 몫이 작아질 걸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해녀 입문 장벽이 너무 높은 것이다.

해녀는 그 자체로 수입원이며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정년을 80세로 잡아도 10년 후엔 해녀 수가 절반 이상 준다. 그럼에도 해녀 보호에 역행하는 일이 벌어지는 건 이율배반적이다. 그 명맥을 잇는 대책이 시급하다. 도 당국이 어촌계 신규 가입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역부족하다. 어촌계 정관 변경 등 정책 조율을 해서라도 해녀 꿈을 가진 이들에게 길을 터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