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의 심리적 효과
소비의 심리적 효과
  • 제주신보
  • 승인 2019.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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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제주대 생활환경복지학부 교수·제주지역경제교육센터장/논설위원

소비는 가장 기본적인 경제활동이다. 물질적인 풍요를 향유하는 현대사회의 소비자들은 공동체 속에서 자신의 지위와 특권을 상승시킬 수 있는 소비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소비를 통해 심리적 만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소비의 심리적 효과로는 스놉효과, 밴드왜건효과, 베블렌효과 등이 있다.

스놉효과(snob effect)는 상품을 소비하는 소비자가 많아질수록 구매가 줄고 값이 오르면 증가하는 소비심리로 고가상품 소비에서 나타난다. 속물효과, 백로효과라고도 한다. 다른 사람과 다르게 보이기 위해 자기만이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가치를 부여하여 희소가치를 구매하고 만족하는 것이다. 속물효과를 역이용하여 가짜명품 사기사건이 발생하기도 한다.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는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아질수록 수요가 증가하는 소비현상으로 편승효과, 악대차효과, 부화뇌동효과라고도 한다. 대중적인 소비성향을 수용하여 다른 소비자들의 소비를 따라가는 것으로, 군중의 일부가 되었다는 귀속감에 안심하는 것이다. 집단주의 성향이 강할수록 대세를 추종하는 편승효과가 강하게 나타나게 된다.

베블렌효과(Veblen effect)는 가격이 오르는데 수요가 줄지 않고 증가하는 소비현상으로 과시효과라고도 한다. 비싼 것을 살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감동받기를 바란다. 부와 성공을 과시하고 허영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고가상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과시소비욕구로 비쌀수록 잘 팔리게 되고 값이 내리면 과시효과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여 구매를 줄이게 된다. 베블렌효과의 영향으로 유명 브랜드 제품은 비쌀수록 더 많은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에 고가로 판매하게 된다.

과시소비의 파급효과는 속물효과와 편승효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속물효과는 개성이나 차별화의 표현으로 다른 사람과 차별화되는 상품을 구매하게 된다. 독특하거나 희귀하거나 가치 있거나 비싼 상품을 구매하여 과시하려고 하는 것이다. 가격이 품질과 희소성을 나타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믿기 때문에 높은 가격이 좋은 품질을 의미하고 희소성의 지위를 나타내 준다는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킨다. 유통업체들은 이러한 소비심리를 악용하여 의도적으로 고가정책을 이용하거나 한정 생산하는 정책을 이용한다. 편승효과는 많이 알려진 상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은 심리의 표현이다. 다른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상품을 구매하여 나도 이 정도는 살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자 한다.

더 잘 살고 더 잘 보이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성이며, 성취하고 과시하고 싶은 것은 보편적인 자연스러운 욕망이다. 문제는 이러한 본성과 욕망이 정신적·문화적 실천이 아니라 소비행위로 나타나는 것이다. 소비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해 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과시소비는 일시적으로는 기쁨과 위안을 주게 되지만 곧 익숙해지게 되어 지속적으로 같은 행복감을 주지 않게 된다. 더 좋은 더 고가의 제품을 사고 싶은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게 만들 뿐이다. 지갑은 얇게 만들고 욕망은 두꺼워지게 만드는 것이다. 왜 이 상품을 원하는지, 가격은 합리적인지,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삶을 즐기는 방법이 다양할수록 행복해진다. 과시소비에 대한 열정을 정신적·문화적 삶을 가꾸는 열정으로 바꿔보자. 진정한 명품은 행복한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