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까치의 공존 방안 찾아야
인간과 까치의 공존 방안 찾아야
  • 제주신보
  • 승인 2019.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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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욱, 편집부국장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인 까치는 길조(吉鳥)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농작물에 큰 피해를 입히고, 정전(停電) 사고의 주범으로, 생태계 파괴의 대표적인 야생동물로 전락됐다.

제주에는 원래 까치가 없었다.

1989년 한 항공사와 한 일간신문이 창간기념행사로 50여 마리를 제주시 아라동의 한 사찰 인근 숲에 방사했다.

그동안 제주지역에 왜 까치가 없었는지, 까치가 없는 지역에 방사했을 경우 자연 환경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에 사전 조사나 연구도 없이 들여왔다.

‘우리나라 신화와 민화, 민속에도 자주 등장하는 길조인데 제주에만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또한 설날 동요에도 까치가 나오는데, 까치를 보지 못한 제주지역 어린이들의 동심을 위해설라도 제주에 까치를 방사해야 한다’ 등의 감성을 자극하면서 자연 생태에 역행하는 까치 방사 행위가 진행됐다.

주변 환경에 잘 적응하고 왕성한 번식력에다 다른 새의 알이나 작은 새, 도마뱀, 개구리 등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고 감귤과 같은 열매 등, 육식과 초식을 가리지 않는 식성 등을 무기로 까치의 개체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게다가 마땅한 천적도 없어 국토 최남단 마라도에까지 진출한 까치는 제주 생태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갑작스런 정전사고의 주범이 되면서 이제 까치는 길조가 아닌 흉조(凶鳥)가 돼버렸다.

엊그제 제주시에 따르면 까치와 까마귀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 까치 9041마리와 까마귀 2388마리 등 1만1429마리를 포획했다고 한다.

제주시는 수렵인들로 까치 대리포획단을 구성해 매년 2만 마리 안팎의 까치와 까마귀를 포획해 땅에 묻고 있다.

한국전력도 까치로 인한 갑작스런 정전사고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한국전력 제주본부는 매년 10억원 안팎의 예산과 100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전신주에 튼 까치둥지를 철거하고 있는데, 그 수가 2016년 5105건, 2017년 5971건, 2018년 7587건, 올해 11월까지 6900건에 이르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오래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일본 국토 최남단 오키나와에서 독사 ‘하브’로 인한 주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하브 퇴치의 일환으로 1910년 독사 사냥꾼으로 이름난 몽구스 16마리를 들여왔다.

그런데 낯선 지역으로 이주한 몽구스는 기대와 달리 하브를 잡아먹지 않고, 섬에 있는 멸종위기종인 흰눈썹뜸부기 등 다른 야생동물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으면서 1980년에는 그 수가 3만 마리로 불어났다. 독사를 없애기 위해 도입한 천적 외래생물이 독사보다 더 큰 사회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몽구스가 새로운 사회문제도 대두되자 오래전부터 몽구스 퇴치 전담반이 결성돼 몽구스 박멸에 나서고 있다. 또한 서식처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숲 주변에 촘촘한 철제 그물망을 설치하는 등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

이처럼 까치와 몽구스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인위적으로 서식지가 옮겨지면서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인간사회와의 전쟁의 대상이 되면서 자신들의 둥지가 헐리고, 엽총과 덫에 수천 수만 마리가 희생되고 있는 것이다.

외래생물을 들여올 때 현지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 등을 조사하는 위해성 심사 등 세심한 사전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개탄스러울 뿐이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앞으로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제 더 늦기전에 까치와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연구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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