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도 위험하다는데…민원 때문에 공공안전 외면하는 자치경찰
전문가도 위험하다는데…민원 때문에 공공안전 외면하는 자치경찰
  • 진유한 기자
  • 승인 2020.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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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청 앞 삼거리 수십년째 신호 없이 편도3차로 가르는 좌회전 허용
차량 대수 대폭 늘고 버스 우선차로 시행으로 출퇴근대 1~2차로 혼잡 가중
자치경찰, 운영체계 바꿀 시 주민 등 반발 우려에 개선 난색
6일 오전 제주시청 삼거리에서 시외버스터미널 방면으로 좌회전하는 차량 때문에 직진하던 차들이 급브레이크를 밟고 정차하고 있다.
6일 오전 제주시청 삼거리에서 시외버스터미널 방면으로 좌회전하는 차량 때문에 직진하던 차들이 급브레이크를 밟고 정차하고 있다.

제주시청 정문 앞 삼거리에서 신호 없이 편도3차로를 가로질러 좌회전하는 아찔한 행위가 수십년째 이뤄지고 있지만, 교통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으면서 위험천만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도로 안전관리, 교통시설 등을 담당하는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은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했으나, 오랜 기간 비신호로 이뤄져 와 운영체계를 갑자기 바꿀 시 주민들의 반발과 불편이 늘 것이라며 개선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자치경찰에 따르면 2011년 이곳 삼거리 좌회전 폐지에 대한 교통영향평가 심의가 진행된 바 있다. 그러나 교차로 사이가 좁아 신호기 설치가 어렵고,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는 차량이 적다는 이유로 부결됐다.

하지만 9년이 흐른 지금은 당시보다 도내 차량 대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2017년 대중교통 우선차로제 시행 이후에는 출퇴근 시간 3차로인 가로변차로를 이용하지 못하면서 1, 2차로에 차량이 몰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양방향 차량 통행 시간이 늘어나면서 운전자들이 좌회전할 기회가 줄고, 좌회전을 하더라도 이 차량 때문에 직진하는 차들이 급정거하면서 충돌 위험과 함께 교통 체증까지 벌어지는 상황이다.

6일 현장을 살펴본 결과 제주시청 입구 삼거리에서 시외버스터미널 방면으로, 동부경찰서에서 시청 정문 방면으로 각각 좌회전하는 차량 탓에 교통 체증이 발생했으며, 직진 통행량이 많은데도 무리해서 좌회전을 시도하는 운전자들 때문에 연쇄 충돌이 발생할 우려도 낳았다.

이에 대해 자치경찰 관계자는 “20년 넘도록 좌회전을 허용하고 있는데 갑자기 운영체계를 바꿔버리면 민원이 상당할 것이라며 논의는 하겠지만, 현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로교통공단 제주지부 관계자는 예전에는 차량 통행량이 적어 별 문제가 없었지만, 현재는 그때와 교통 여건이 완전히 바뀌었다. 20여 년 전과는 달리 지금은 교차로의 기능이 상당 부분 상실돼 많이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장기적으로 보면 교차로를 폐쇄하는 게 맞다. 그러나 완전 폐쇄가 어렵다면 양방향 통행을 모두 확인해야 하는 시청 정문에서 터미널 방면 좌회전은 금지하되, 반대 차로 차량 통행만 확인하면 되는 동부경찰서에서 시청 방면 좌회전은 유지하는 등 여러 대안을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