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選良)과 한량(閑良)
선량(選良)과 한량(閑良)
  • 제주신보
  • 승인 2020.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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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편집부국장

4·15 총선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의도에 입성할 선량(選良)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량은 가려 뽑힌 뛰어난 인물을 말한다. 중국 한나라 때 지방 군수가 관리를 선발해 조정에 천거했는데, 이때 군수에 의해 선발된 사람을 일컬었다. 당시 선량은 현량방정(賢良方正·성품이 어질고 품행이 바름)하고 효렴(孝廉·품행이 효성스럽고 청렴함)한 관리 후보였다.

조선시대에는 과거 급제자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현대에는 국회의원을 달리 이르는 말로 굳어졌다.

반면 한량(閑良)은 무과에 급제하지 못한 사람으로 불렸다.

무과에 응시하기 위해 명산대천을 찾아 창칼 쓰는 기술을 익히고 활쏘기를 하면서 무예를 연마하는 모습이 마치 노는 것처럼 비쳐서 불렸다.

지금은 특별히 하는 일도 없이 돈 잘 쓰고 놀기 좋아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20대 국회를 4년간 지켜본 국민은 누가 선량이고, 누가 한량인지를 알고 있다.

여야가 정쟁으로 멍들면서 극한 대치 속에 민생법안 처리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법안 처리율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동물국회’, ‘식물국회’로 불리며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제주4·3사건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배·보상 등을 담은 4·3특별법 개정안도 2년 넘게 표류, 입법이 불확실해지고 있다.

이 과정을 지켜본 국민은 현재의 정당이나 현역 의원 개개인에 대해 현명하게 옥석을 가릴 준비를 하고 있다. 국민은 21대 총선에 뛰어든 도전자들에 대해서도 민의의 전당을 지킬 선량 재목이 될지, 아니면 세금이나 축내는 한량이 될지를 놓고 현미경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당내 경선을 통과해야 하는 정당 후보든, 본선에 직행하려는 무소속 후보든 선량다움을 보여주어야 한다. 당연히 정당에서는 민의를 대변할 줄 알고, 어질고 청렴한 품성의 후보를 공천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유권자로부터 외면받게 될 것이다.

정당이든, 후보자든 대한민국과 지역발전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국민 행복을 뒷받침할 입법부에서 적임자라는 존재의 이유를 알려야 한다.

앞으로 90일 후면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다. 지역구 의원 253명, 비례대표 의원 47명 등 모두 300명이 뽑힌다.

제주에서도 이미 제주시갑(서쪽), 제주시을(동쪽), 서귀포시 등 3개 지역구에서 선거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미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로 등록했거나, 출사표를 준비하면서 선거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제주지역 역대 선거 결과는 대통령선거의 경우 늘 도내 1위 득표자가 청와대에 입성하는 영광을 안았다. 그야말로 제주가 전국 표심의 바로미터인 셈이다.

하지만 국회의원선거 결과는 꼭 그렇지 않았다. 제주도민들이 국회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고, 지역의 특수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최근 제주는 감귤 가격 폭락, 미분양 주택 증가와 건설 경기 위축 등 침체의 늪에 빠진 지역경제 위기에다 가계부채 급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주 제2공항 건설 등을 둘러싼 갈등도 진행형이다.

4·3사건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배·보상, 제주특별자치도 7단계 제도개선 등 과제가 쌓여 있다.

재선 이상을 노리는 현역 의원, 새내기 금배지를 달려는 예비주자 모두가 유권자와 함께 제주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보여주기 위한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도민의 부름을 받아 새로운 제주 희망시대를 짊어질 선량이 되기 위한 시간과의 싸움은 이제부터 진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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