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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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 경제부장

설 명절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전통시장과 대형 마트에 차례상을 준비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민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새해 들어 만나는 사람들마다 공통적인 화두는 올해 경기다. 대부분이 경기가 좋아질지에 대한 기약이 없다는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실제 경제단체들이 발표한 각종 경제지표를 보면 올해 제주지역 경기 전망은 지난해에 이어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최근 발표한 ‘2019년 12월 제주지역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 소비자심리지수는 98.7로 전국 지수 100.4보다 낮았다.

지난달 생활형편CSI는 88로 전월 대비 3p 하락했으며 가계수입전망CSI는 98로 전월 대비 1p 하락했다.

제주지역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7월 100.2로 기준값을 넘어선 이후 8월 96.6, 9월 99.4, 10월 99.3, 11월 98.6, 12월 98.7 등 5개월 연속 기준치 100을 밑돌고 있다. 기준치 100 이하면 경기가 좋지 않음을 의미한다.

최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제주지역 실업률은 2017년 1.9%, 2018년 2.0%, 2019년 2.1% 등 최근 3년 연속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연령별 취업자 수도 결혼과 함께 가계 부양을 위해 경제활동에 활발히 참여해야 할 30~40대의 경우 2017년 17만명에서 2019년에는 16만7000명으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65세 이상 취업자는 4만1000명에서 4만7000명으로 늘었다.

청년층 취업은 줄고 퇴직 후 편안한 노년을 보내야 할 세대가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찾고 있는 것이다.

가사·육아 등 비경제활동 인구도 2017년 14만6000명에서 지난해에는 16만8000명으로 2만2000명 늘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며 영세상인들은 장사가 안돼 울상이다.

농민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여름철 가뭄에 이어 파종기에 불어닥친 태풍과 폭우 등으로 월동무와 당근 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출하 초기 가격은 전년 대비 2배 넘게 올랐지만 웃어야 할 일이 아니다.

농민들은 현재 월동무와 당근 가격이 파종 시기가 늦어지면서 공급 물량 부족에 따른 것으로 분석, 출하 물량이 늘어나는 2월부터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 잠을 자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출하 초기부터 폭락한 감귤 가격은 설 연휴를 앞두고 여전히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건설경기도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올해 제주지역 건설업에 대해 건축허가 면적, 건설 수주액 등 선행지표의 부진에 따라 침체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총체적인 난국이다.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외환위기가 덮친 1999년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할 때 문제는 훨씬 더 심각해진다는 것이다.

제주도정은 지금의 경제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증상을 덮기보다는 그 근원을 정확하게 파악해 이를 최우선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위기를 외면하는 것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위정자들은 ‘아차’하는 순간 외환위기때 보다 더 안 좋은 상황이 불어닥칠수 있음을 가슴에 새겨 경기 부양을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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