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360여 개의 오름들은 저마다의 이름을 갖고 있는데, 제주시 조천읍 대흘리에 위치한 것구리오름처럼 많은 이름이 붙여져 있는 오름도 드물다.
이 오름은 옛날 주변에 꾀꼬리가 많이 서식했다고 해서 꾀꼬리오름이라는 이름을 비롯해 꾀꼬리오름의 한자 표기인 앵악(鶯岳), 조선시대에는 이 오름에 원(院-출장 가는 관리들을 위해 주요 도로변이나 인가가 드문 곳에 세워졌던 국영 숙식시설)이 있었다고 해서 원오름, 오름 형태가 거꾸로 누워있다고 해서 것구리오름(巨口里岳) 등 많은 이름이 있다.
제주시 봉개동을 출발, 번영로를 따라 가다가 남조로 교차로를 지나서 다음 네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진입하면 어렵지 않게 오름 초입을 찾을 수 있다.
교차로에서 우회전, 시멘트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오름 표지석이 눈에 들어온다.
이 표지석 인근에는 이 오름의 별칭이 된 원물이 있는데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다고 한다. 이 표지석과 원물을 지나면 바로 오른편으로 오름 입구가 시야에 들어온다.
오름 안내판을 두고 몇 걸음 오름 숲으로 진입하면 곧 갈림길이다.
직진방향은 경사가 좀 있으며, 우측은 오름의 허리를 둘러 가는 완만한 코스다. 이 오름은 표고 428m에 비고가 58m의 북서쪽으로 벌어진 말굽형 오름으로 그리 높지 않아 직전 코스를 택해도 큰 무리 없이 정상에 닿을 수 있다.
것구리오름은 자연림과 인공림이 잘 조화를 이룬 오름이다. 직진 코스가 아닌 오른쪽 코스를 선택해 오를 때는 정상부근에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정상에 통신사 기지국이 세워져 있는데, 기지국 뒤편으로 오른쪽코스 탐방로와 연결된 길이 눈에 선명히 들어온다. 자칫 이 길을 택하게 되면 올라왔던 출발지점과는 멀리 떨어진 곳으로 나오게 된다. 하지만 많은 볼거리를 내어준다. 고즈넉한 숲길과 말굽형 오름 분화구 내부, 오름이 품은 꽤 넓은 두 곳의 습지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