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에서 귀환까지 12일간 우주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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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씨를 태운 소유스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됨으로써 한국의 우주탐험사에 새 장이 열리게 됐다.

이 씨는 이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8일간 머물며 각종 우주실험 등 임무를 수행하는 등 총 12일 간의 우주 체류를 경험하고 오는 19일 카자흐스탄 초원지대로 귀환하게 된다.

◇2시간 전 탑승해 대기 = 이소연 씨는 이날 낮 12시 20분께 출정식을 마친 뒤 우주기지 내 에네르기야 건물로 이동해 최종 의학검사를 받은 뒤 우주복을 착용하고 가족과 정부 대표단을 만났으며 발사 2시간 전인 오후 6시께 소유스 우주선에 탑승했다.

우주선 내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전해진 이 씨의 표정에서는 약간의 긴장과 흥분이 느껴졌다.
흰색 우주복과 헬멧을 갖춰입은 이씨는 한때 진지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기는 등 다소 긴장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으나, 이내 TV 화면을 향해 손을 흔들고 환하게 웃으며 여유있는 모습을 되찾았다.

이 씨는 또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브이(V)자를 그리는 등 장난기 넘치는 모습으로 유머 감각이 뛰어나고 대담한 성격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또 비좁은 우주선 안에는 붉은색 인형이 대롱대롱 매달려 긴장된 분위기와 대조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우주선이 무중력 궤도에 진입하게 되면 이 인형은 공중으로 떠오르는 등 우주선 내의 중력 상태를 보여주는 역할을 했다.

우주선 밖에서 발사를 기다리던 이 씨 가족들의 모습도 미 항공우주국(NASA)의 생방송 화면에 잡혔다. 카메라는 특히 시종일관 붉게 상기된 얼굴로 발사 현장을 지켜보는 이 씨 어머니와 남동생의 모습을 자주 클로즈업했다.

◇ 긴장과 흥분 교차한 발사 전후 = 발사 30분 전 발사대에 소유스 우주선을 수직으로 고정시키고 있던 클램프가 벌어졌고 분사구에서 하얀 연기가 조금씩 분출되기 시작했다.

이어 발사 10분을 알리는 안내 방송과 함께 정확히 오후 8시 16분께 로켓을 떠받치고 있던 지지대가 서서히 분리되면서 로켓이 점화되자 굉음과 함께 강력한 화염을 내뿜으며 하늘로 치솟았다.

발사대에서 1.1㎞ 떨어진 관람대에서 성공적인 발사를 기원하던 이소연 씨 가족과 정부 대표단, 응원단에서는 일제히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다. 이 씨의 아버지 이길수(60) 씨와 어머니 정금순(57) 씨는 딸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정 씨는 순간 두 손을 모으고 하늘을 향해 딸의 무사귀환을 비는 탄성을 지르고 이어 "소연아 잘 하고 와라. 사랑한다"며 목 놓아 통곡했다.

또 최초 우주인의 기회를 이 씨에게 넘긴 고산(31) 씨는 "소연씨가 임무를 잘 수행하고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정부 참관단을 이끈 박종구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은 흥분을 가란 앉힌 채 "우주인의 미션은 끝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일 뿐"이라면서 "온 국민과 함께 발사 성공을 축하하며 이소연씨의 무사귀환을 빈다"고 말했다.
태극기가 선명하게 새겨진 소유스 우주선은 흰꼬리를 남기며 하늘로 치솟다가 1분30초 만에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졌다.

발사 1분58초 만에 지상 50㎞ 높이에 도달, 1단 로켓(측면 부스터)이 분리됐으며 발사 4분 47초 후에는 지상 167㎞ 상공에서 2단 로켓이 분리됐다.

이어 연료 무게를 포함해 무게가 308t에 달하는 소유스 우주선은 발사 9분48초 후에는 지상 240㎞에 도달, 회전궤도에 진입하면서 3단 로켓이 분리되고 소유스 우주선 엔진이 점화됐다.

이때 소유스 안의 우주인들은 훈련된 사람들만이 견딜 수 있는, 최대 지구 중력가속도의 4.3배에 이르는 힘을 받았다.

이와 동시에 모스크바의 임무통제센터(MCC)는 회전궤도 진입을 기준으로 '발사 성공'을 선언했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ISS에서 과학실험 및 퍼포먼스 수행 = 소유스 우주선은 앞으로 90분에 지구를 한 바퀴씩 이틀 동안 모두 33~34바퀴 회전하면서 자체 엔진을 가동, 국제우주정거장(ISS)이 있는 350㎞까지 궤도를 서서히 높인 뒤 10일 오후 10시께 ISS와 도킹할 예정이다.

ISS에서 이 씨는 생명유지 장치가 장착된 러시아 우주숙소인 즈뵤즈다(별) 모듈에서 생활하게 되는데 한국 우주식량으로 하루 3끼를 먹고 매을 8-9시간 잠을 잔다. 공군항공우주의료원 정기영 원장(공군대령)은 "소연 씨가 얼마 전 건강이 좋지 않아 약물 치료를 받았지만 이날 최종 의학검사를 실시했는데 혈압, 심전도, 맥박 등 모든 의학적 소견이 정상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 씨는 8일간 ISS에 머물며 가져 간 각종 과학 장비를 통해 청소년 교육자료로 활용할 교육실험 5가지와 산업적.경제적 활용가치가 높은 기초과학 실험 13가지 등 18가지 실험을 수행하게 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항공우주연구원은 이 씨가 과학실험을 마치고 귀환하면 우주인 생활모습과 함께 실험결과를 CD로 제작, 전국 각급 학교에 교육자료로 배포할 계획이다.

이 씨는 지구와 우주에서 식물이 자랄 때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항우연에서 개발한 우주 저울 실험, 김치 등 우주식품 개발.실증 실험, 초파리를 이용한 중력반응 및 노화유전자 탐색 등을 실험한다.

12일에는 한국에서 가져간 김치, 고추장 등으로 한국식 만찬을 할 에정이다. ISS가 한반도 상공을 가장 가까이 통과하는 13일에는 한반도 상공의 고층 대기 변화를 촬영하고 승무원과 무선교신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따라 한국에서 선발된 12명(후보 2명 포함)과 차례로 무선교신을 하면서 우주 소식을 지상에 전하게 된다.

14일에는 한국 고천문도 `천상열차분야지도'와 16일에는 훈민정음 등에 대해 강연하고 18일 마지막으로 태극기및 한국 우주인사업 엠블럼을 ISS모듈 내부에 부착하는 이벤트를 갖는다.

그런가 하면 이 씨는 세계평화, 국제협력, 인권신장을 상징하는 유엔기(旗)와 태극기 퍼포먼스를 하게 된다.
이 유엔기는 귀환 후 반기문 유엔사무총을 예방하는 자리에서 유엔에 전달되고 오스트리아 빈의 유엔 외기권사무국(UNOOSA) 사무국에 영구 전시된다.

또 낱말 브럭을 통해 무중력상태에서 `가자 우주로 미래로'와 `I♥KOREA!'등 글귀를 만들어 보일 계획이다.

◇19일 카자흐초원 지대로 귀환 = 3일이 걸릴 발사 및 도킹과는 달리 귀환에는 약 3시간 3분이 소요된다. 우주인들은 19일 낙하산이 날린 귀환모듈을 타고 카자흐스탄 초원지대에 착륙하게 된다. 이때 귀환선에는 이 씨와 그동안 ISS에 머물러 있던 미국 여성 우주인 페기 윗슨, 러시아 우주인 유리 말렌첸코이 함께 타게 된다. 볼코프 등 함께 올라갔던 두 러시아 우주인은 6개월간 ISS에 머문 뒤 다음번 우주인 발사 시 귀환한다.

착륙 23분전 귀환모듈은 엔진을 점화, 초속 7.9km속도로 지구로 빠르게 급강하한 뒤 착륙 15분 전 4개의 보조낙하산과 주낙하산을 펼쳐 낙하속도를 줄이고 착륙 2초전 연착륙 엔진을 가동해 하강 속도를 줄이면서 안전하게 착륙한다.

이후 우주인들은 회복을 위해 바로 모스크바 외곽 가가린우주센터 내 우주인병원으로 옮겨져 2주간 회복 치료를 받게 된다.(바이코누르<카자흐스탄>=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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