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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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신보
  • 승인 2020.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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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드물기는 하지만 전생을 기억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전생에 함께 했던 가족의 이름은 물론 살았던 집의 위치나 마지막 최후까지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러한 능력은 순수한 동심이 지나면 사라진다. 환생 기간이 짧고 긴 이유도 있으나 선과 악의 차이도 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영혼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말하며 성격도 그대로이다. 욕설을 하기도 하고 울었다, 웃었다 신세한탄에 꼭 집어 누구를 원망하기도 하지만 결국 화해한다. 석연찮음을 풀어달라는 간절한 당부는 안타깝기까지 하다

낯선 번호로 걸려온 전화는 납량특집 기사를 쓰려는데 명상을 통해 죽은 사람을 불러낼 수 있는지 직접 실험을 해보자는 내용이었다. 자신이 소속해 있는 신문사 기자의 돌아가신 어머니를 불러보자고 했다.

인턴사원 5명을 포함해 8명이 신문사 사무실에 모였다. 불도 켜지 않아 캄캄하고 오싹했다. 가위에 자주 눌리는 사람은 어쩌면 같이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방석을 깔고 앉아 명상을 하기 시작했다. 모두 나를 주시했다. 잠시 후 뒷모습을 지켜보던 기자가 내 머리에서 아지랑이 같은 것이 피어오르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나중에 인턴기자도 너무 집중해서 그런지 머리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봤다고 했다.

()의 작용인가 생각하던 중 형님이라고 하는 영혼이 다리가 너무 아프다며 먼저 나왔다. 뒤이어 어머니 영혼이 아들이 불쌍하다고 혼령을 달래 달라는 부탁을 전했다. 또 지금 상태가 너무 불편하다며 왜 시키지 않은 짓을 했냐고 타박했다.

인턴 기자들을 상대로 기() 실험도 해주었다. 기를 보내면 기자들의 몸이 쏠리거나 넘어지기도 했다. 다들 신기해했다.

나중에 기자는 몇 년 전에 형님이 추락사로 돌아가셨다고 털어놨다. 물론 사전에는 말하지 않은 내용이었다. 그리고 부모님 사이가 극도로 안 좋아 별거를 했으며 어머니 유언이 화장을 해서 뿌려달라는 것이었는데 도리가 아닌 거 같아 합장을 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바쁘고 귀찮다고 제사를 한 날에 함께 지내는 나쁜 선례가 늘어나고 있다. 본질을 벗어난 행위이다. 신세를 갚으라는 말이 아니라 소중한 순간을 되새기라는 의미이다. 피치 못할 사정이라면 나름의 방법으로 문제 해결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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