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생명 지키미 ‘안전속도 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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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훈, 한국교통안전공단 제주본부 처장

2019년도 교통사고 통계가 지난 6일 발표됐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3349명으로 2018년 대비 11.4%나 줄었다. 7년 연속 감소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참으로 고무적이나, OECD 국가와 비교했을 때 갈 길이 너무 멀기만 하다. 인구 10만명당 사망자수는 2017년 기준 OECD 평균은 5.2명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8.1명으로 1.6배에 해당하고, 특히 보행 중 사망자수는 무려 3.3배(OECD 평균 1.0명 대비 한국 3.3명)에 달해 부끄럽기까지 하다.

‘안전속도 5030’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교통사고에 있어서, 차량의 이동속도는 매우 중요하다. 도로교통법령에서도 도로종류별로 제한 속도를 특정하여 이동과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도심 차량 속도 정책은 일반도로의 최고속도는 시속 60㎞, 주택가 등 생활도로는 시속 30㎞로 운영돼 왔다. 부끄러운 교통사고 지표뿐만 아니라 우리의 소중한 교통생명 보호를 위해 도심 50㎞, 생활도로 30㎞으로 차량 이동 제한 속도를 하향하려는 정책이 ‘안전속도 5030’인 것이다.

이의 시행과 관련된 법령(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19조)은 지난 2019년 4월 17일 개정이 완료됐다. 지금은 점진적 확대 시행 중이며, 2021년 4월에 전면적으로 시행된다.

차량 이동속도 하향은 일견 불편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이러한 불편은 잠시, 더 큰 이득이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분석 결과가 있다. 시속 60㎞ 주행 시 중상 발생 확률은 92.6%이나 시속 50㎞로 주행 시 72.7%, 시속 30㎞ 주행 시 15.4%로 확률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를 반영하는 분석결과도 있는데, 부산 영도구에서는 5030 시행 전(2012년 9월∼2017년 8월)과 시행 후(2017년 9월∼2018년 8월)의 교통사고 사망자와 보행사고 사망자를 비교했다. 교통사고 사망자는 연평균 6.6명에서 5.0명으로 감소하여 24.2%의 감소율을 보였으며, 보행사고 사망자는 4.8명에서 3.0명으로 감소해 무려 37.5%의 감소효과를 보였다.

이동속도 하향에 따른 주행시간 실증조사(10개시도 27개 노선, 평균 주행거리 13.4㎞) 결과, 단지 2분여가 지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편은 미미하나, 우리에게 돌아오는 이득은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사망 교통사고의 가장 큰 화두는 보행 중 교통사고이다. 2019년도 보행 사망사고 전국 점유율은 38.9%(1,302명)에 달하며, 우리 제주 지역은 51.5%(34명)를 점유하는 것으로 나타나 보행자 교통사고 취약 지역 중 하나이다. 보행사고 대책의 핵심은 속도관리이며, 그 중심에 ‘안전속도 5030’ 정책이 있다.

자동차를 운전하다보면 도심 대부분이 제한속도 시속 50㎞로 돼 있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때로는 이렇게 까지 낮출 필요가 있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고, 도심 운행속도 시속 60㎞에 체화돼 있어 나도 모르게 과속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사람은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다. 교통생명 보호라는 대의 앞에, 전 도민의 ‘안전속도 5030’ 체화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향후 관련 기관에서 하향 조정된 구간에 대해 홍보·계도와 함께 단속이 병행될 예정이다. 단속 당하지 않기 위함이 아니라, 변화된 교통환경에 맞춰 운전하는 자세가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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