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경찰 아프간 파견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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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탈레반 지배 및 테러와의 전쟁으로 황폐화된 아프가니스탄 재건을 돕기 위해 한국 정부에 대규모 아프간 재건사업(PRT) 참여와 관련 장비 및 물자의 부담을 요청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미국은 또 아프간 치안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자질이 뛰어난 한국 경찰에 아프간 경찰의 교육훈련을 맡기길 희망한다며 한국 경찰의 아프간 파견도 별도로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의 한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10일 "미국 정부가 이명박 정부 출범에 즈음해 한국 정부에 대규모로 아프간 재건사업에 참여할 것을 요청해 와 양국 정부간 논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지금까지 미국측으로부터 아프간에 한국군을 다시 파견해 달라는 공식 제의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작년 말 아프간에서 군병력을 철수한 한국이 재파병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미국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미국은 공식.비공식 외교경로를 통해 한국측에 아프간에서 도로.공공시설 건설 등 재건사업을 도울 아프간 지방재건팀(PRT)을 200~300여명 파견하고 장비와 물자 등 관련비용도 한국이 부담해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뜻을 전달해왔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미국이 요구한 PRT 파견규모는 당초 정부가 추진해온 것보다 최대 10배에 달하는 규모이며 재건사업에 소요될 관련 장비와 물자 등 모든 비용도 한국이 부담할 경우 적지 않은 지원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작년 12월 아프간에서 국군의료지원단인 동의부대와 건설지원단인 다산부대가 모두 철수한 뒤 아프간 평화.재건 사업에 지속 참여해 국제적 위상을 높인다는 방침 아래 올해 5월까지 30여명 규모로 아프간에 PRT를 파견키로 하고 이를 준비해왔다.

소식통은 "당초 한국 정부의 PRT 파견 계획은 민간 의료진과 직업훈련 전문가 30여명을 파견한다는 것이었다"면서 "미국은 PRT 규모를 대폭 늘리고 이들의 활동도 본래 PRT 기능에 맞게 의료지원보다 건설업무에 주력해 줄 것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달 27일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한미정상회담 조율차 방미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면담한 자리에서 아프간 정세안정에 한국이 지원할 의사가 있으면 환영한다는 뜻을 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유 장관은 정부의 아프간 PRT 파견계획을 소개한 뒤 앞으로도 범세계적 사안에서 양국간 협력확대 방안을 긴밀히 협의하자고 제의했다고 배석했던 한 당국자가 밝혔었다.

PRT란 아프간에서 주(州)단위로 재건사업을 추진하는 팀으로 현재 아프간에선 캐나다, 미국, 영국 등 27개국의 25개팀이 31개주(전체 34개주)에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PRT에는 1개 대대 규모의 군병력이 이들의 신변보호 및 치안업무를 지원하고 있어 한국이 대규모 PRT를 파견하게 될 경우 자연스럽게 군병력 파견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 없어 주목된다.

다른 소식통은 미국 정부가 지난해 말 아프간에서 한국군이 전면 철수한 뒤 아프간에서 치안을 담당할 아프간 경찰을 훈련하기 위해 한국경찰의 파견을 요청했으며 이와 관련해 이미 상당한 수준의 내부검토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찰 파견 요청은 대규모 PRT 파견과는 별개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캐슬린 스티븐스 차기 주한미대사 지명자는 9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내주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대통령과의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아프간 지원문제가 논의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었다.

스티븐스 지명자는 "우리(미국)가 아프간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한국이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는 지에 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내주 이 대통령의 방미에서 이런 문제들이 다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아프간 지원문제가 정식으로 거론될 지, 거론될 경우 어떤 결론에 이르게 될 지 주목된다. 민간이 주축이 되는 PRT 파견이나 경찰의 해외 활동은 국회의 동의를 요구하지 않는 사안이다.(워싱턴=연합뉴스) 이기창 김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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