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이 좋아하는 조기를 지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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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현, 제주해양경찰서 1505함 안전팀장

필자는 제주해양경찰서 1505함 안전팀장이다. 해양경찰에 입문해 그동안 교육과 훈련을 받고 선배들 어깨 너머로 배운 지식이 쌓였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팀장으로서 팀원들을 조율하며 임무를 수행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의 무게는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최근 불거진 코로나19 여파는 우리가 지켜내야 할 바다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평소에는 배타적 경제수역 선상을 따라 경비함정의 눈치를 보며 쉽게 넘어오지 못하던 중국 범장망 어선들이 코로나 사태로 잠시 단속이 주춤한 틈을 타 우리 수역 내측까지 들어와 어구를 설치한다. 불법으로 설치한 어구 때문에 항행하는 선박들의 안전도 안전이려니와 ‘하이에나’처럼 경비함정의 눈을 피한 불법 조업을 그대로 두면 우리 수역의 황폐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에 대한 특단의 조치로 불법으로 설치된 범장망 어구를 찾아 물고기를 방류하는 조치가 얼마 전에 이뤄졌다. 특정화된 어구 인양 장치가 없는 경비함에서 인양 작업을 하다 줄이 절단 되기라도 하면 팀원들이 다칠 수도 있지만 파도의 운율에 맞춰 인양 줄을 당겼다 놓았다 하며 두 시간의 사투 끝에 끌어올린 그물에서 드러난 실체는 참으로 놀라웠다.

조기 치어뿐 아니라 각종 어린 물고기와 갑각류가 가득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왜 그들의 바다를 두고 우리 어장에서 경비함정의 눈을 피해 기회를 노리는지 알 것 같았다.

제주 해양경찰은 안전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지금도 항해는 계속된다. 그리고 우리의 바다를 지키기 위한 내 작은 역할과 무게감을 묵묵히 견뎌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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