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열흘내 자신감 회복이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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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히 할 말은 없다. 내 스타일대로 스윙을 할 수 없었고 오늘도 그랬다."
'스포츠호치' '닛칸스포츠' 등 일본 주요 스포츠전문지가 14일 인터넷판에서 전날 2군행을 통보 받은 이승엽(32.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소식을 비중 있게 전했다.

이승엽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군행을 담담히 수용하면서 완벽하게 준비한 뒤 1군에 올라오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센트럴리그 개막 후 14경기에서 올린 성적은 타율 0.135(52타수7안타)에 홈런 없이 2타점. 요미우리 4번 주포로서는 극심하게 저조했다.

그러나 그가 베이징올림픽 최종 예선 참가로 시즌 준비를 전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참에 2군에서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군행은 독이 아니라 약이라는 견해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과 시노즈카 가즈노리 타격코치는 13일 야쿠르트전이 끝난 뒤 이승엽을 2군으로 내려보내기로 결정했다.

시노즈카 코치는 스포츠호치와 인터뷰에서 "이승엽 본인이 가장 괴로울 것이다. 2군에서 컨디션을 회복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라 감독을 비롯한 요미우리 수뇌부는 이승엽이 부활하지 않고서는 일본시리즈 우승을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일본 양대리그를 통틀어 최고 연봉(추정치 6억엔)을 받는 이승엽이 화끈한 대포를 날리고 타선의 구심점으로 자리 잡아야 천하통일을 이룰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래서 아예 시즌 초반 이승엽이 빨리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게끔 여유를 줬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베이징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0.478(23타수11안타) 홈런 2개, 12타점의 불꽃타로 대표팀을 올림픽 본선으로 이끈 이승엽은 그러나 수준이 낮은 투수들을 상대로 올린 성적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왼손 엄지를 수술한 이승엽은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해 스프링캠프에서 예열 수위를 조절하느라 실전에 거의 나서지 않았다. 팀에 복귀한 뒤에는 불과 다섯 경기도 치르지 않고 쫓기듯 곧바로 시즌에 임했다.

실전 연습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볼스피드가 끝까지 살아있는데다 변화구 컨트롤도 날카로운 일본 투수들을 대적하지 못하고 시즌에 나서다 보니 시원한 스윙을 할 수 없었다. 엄지 부상에 대한 우려도 잔존했다.

홈런타자로 구성된 요미우리 타선이 초반부터 폭발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 있다. 요미우리 타선은 시범경기에서 2할을 갓 넘은 팀 타율로 팬들을 아연실색하게 하더니 급기야 야쿠르트와 개막 3연전을 모두 패해 화를 돋웠다.

팀이 5연패에 빠진 동안 4번으로 나섰던 이승엽의 부담감은 극에 달했다. 타순도 4-5-6번으로 갈수록 하향 조정됐지만 한 번 무너진 타격폼과 자신감을 단시일에 회복하기에는 촉박했다.

게다가 알렉스 라미레스,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등 중심 타선의 한 방이 살아난 반면 이승엽의 부진은 끝없이 이어졌고 그의 존재감은 더욱 미미해졌다.

이승엽은 친형처럼 따르는 김기태 요미우리 2군 코치와 함께 차근차근 스윙 궤도를 되찾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그는 투수들의 볼 배합과 구속을 눈에 익히면서 특유의 노려치기 능력을 배가시킬 계획이다.

이전 세 차례 2군행을 거치며 구슬땀을 흘린 뒤 오뚝이처럼 일어섰던 이승엽이 열흘간 잃었던 타격감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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