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직장인, 지갑 얇아졌는데 부담 커져 울상
“수입은 줄었는데, 돈 나갈 일은 많아 걱정입니다.”
5월 가정의 달을 앞둬 자영업자와 직장인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 각종 기념일에다 결혼 시즌까지 겹치면서 지출할 곳은 많아졌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얇아진 지갑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에서 퓨전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윤모씨(33)는 “코로나 사태가 터진 뒤 매출이 급감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데, 가정의 달까지 겹쳐 큰일”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윤씨는 레스토랑을 찾는 도민과 관광객이 줄며 공과금조차 내지 못하게 되자 결국 가게 문을 닫고, 한 달가량 다른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윤씨는 “코로나 때문에 수익이 크게 줄어 지출을 어떻게 최소화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어려워도 어버이날 부모님 용돈은 꼭 챙겨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자식에 이어 양가까지 모두 챙겨야 하는 가장들의 부담은 더욱 크다.
한 달째 유급휴가 중이라는 직장인 강모씨(44)는 “회사 월급이 3개월 치나 밀려 현재 카드값도 못 내고 있다”며 “1년에 한 번 아이와 부모님 선물을 마련하는 건데도 돈 걱정을 해야 하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이 같은 자영업자와 직장인들의 어려움은 각종 지표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4월 1일까지 도내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560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8%나 오르며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소상공인 폐업을 보여주는 지표인 노란우산 공제금 지급 건수도 제주지역의 경우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기 시작한 지난 2월 1일부터 3월 25일까지 모두 179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98건과 비교해 82.7%나 늘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와 함께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3월 전국 일시 휴직자도 160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34만7000명 대비 무려 126만명이 늘었다. 이는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이자, 최대 증가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