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환불
등록금 환불
  • 제주일보
  • 승인 2020.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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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대학 측은 원고인 학생들에게 30만원에서 90만원씩 지급하라.” 2015년 4월 한 대학이 재학생들에게 등록금을 환불하도록 한 첫 판례다. 44명에 대한 총 반환금액은 2640만원이다.

당시 재판부는 대학이 등록금을 받아 교육환경 개선에 투자하기보다 적립금을 쌓는 데만 치중함으로써 학생들에게 현저하게 질 낮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부적절한 회계 집행으로 교비가 잠식되면서 여러 교육환경이 학생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판시한 첫 사례다.

1심 판결이긴 하나 사학비리 개선과 학생 권리 보호 측면에서 경종을 울린 판결로 주목을 받았다. 결국 2018년 7월 대법원도 학생들이 대학교를 선택할 당시보다 교육설비가 기대에 미달해 정신적 고통을 안겼다며 학생들의 손을 들어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수업을 받는 한국과 미국의 대학생들이 계약된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며 아우성이다. 미국에선 학생들이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돌려달라는 집단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컬럼비아대와 코넬대 등 여러 명문대를 포함해 50곳이 넘는다.

미국 대학들은 고액 등록금을 정당화하기 위해 교수 및 동기생과의 인간관계, 시설 이용 등 캠퍼스 경험을 내세워왔다. 하지만 온라인 강의로는 이를 경험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제공하지 않은 서비스로 이익을 얻는 것은 부당한 이득이라는 게 학생들의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집단 소송이 진행되면 총 보상금 규모가 우리 돈으로 수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특히 등록금 환불 요구가 거세질 경우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대학은 폐교될 위험에 봉착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대학생 99%가 등록금 반환을 요구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총학생회연합인 전국대학학생네트워크가 공개했다. 코로나 사태가 파생시킨 온라인 비대면 수업의 질적 문제에 학생들의 불만이 크다는 방증이다.

등록금 환불 요구가 시작된 게 벌써 두 달이 돼 간다. 반 학기가 그렇게 흘러가 버린 거다. 한 학기 등록금이 국공립은 200만~300만원, 사립은 500만~700만원이나 되는데 학생들로선 만감이 드는 게 당연하다.

대학등록금 규칙은 등록금 환불이나 감면 권한이 대학 총장에게 있다고 규정한다. 도의적 측면에서 대학이 자발적 감면하든, 정부 재정을 투입하든 학생들의 잃어버린 학습권 피해 보상에 교육부가 절충점을 내놔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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