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의 평범성, 그 위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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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호, 서귀포시 효돈동주민센터

홀로코스트,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이 행한 유대인 대학살로 인간이 저지른 역사상 가장 참혹한 사건이다. 이 끔찍한 대량학살에 가담한 행정가 아돌프 아이히만은 전쟁 후 망명해 이름을 바꾸고 살아가다가 아르헨티나에서 붙잡힌다.

법정에 선 아돌프 아이히만을 지켜본 정신과 의사들은 그를 준법정신이 투철한 국민이라고 평했다. 자신의 손으로 한 명도 죽이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은 죄가 없다고 한 아돌프 아이히만은 죄가 없었을까?

시키는 것을 그대로 실천한 인간이자 관리자였다는 아돌프 아이히만의 궤변에 머리를 끄덕여서는 안 된다. 행정가로서 이는 무책임한 행동이며 우리 사회에 있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그의 재판을 지켜본 철학가 한나 아렌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는 아주 근면한 인간이다. 그리고 이런 근면성 자체는 결코 범죄가 아니다. 그러나 그가 유죄인 명백한 이유는 아무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타인의 고통을 헤아릴 줄 모르는 생각의 무능은 말하기의 무능을 그리고 행동의 무능을 낳는다.”

우리 주변에는 정도가 다르지만 수많은 잠재적 아돌프 아이히만이 있다. 우리는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자신에게 물어봐야한다. 자신의 선택이 바람직한 것인지. 청렴,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선택에 대한 책임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일 것이다. 생각의 무능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않고 부끄러워하며, 행동의 무능으로 이어지지 않게 주의하는 것, 그것은 우리에게 선택이 아닌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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