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 첫 방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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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10억 가톨릭 인구의 지도자인 교황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15일 즉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 5박 6일간의 방미 일정에 들어갔다.

베네딕토 교황은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간) 워싱턴 근교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마중나온 조지 부시 대통령, 부인 로라 여사와 손을 맞잡고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미국 대통령이 외국 국가원수나 외빈을 공항까지 나가 직접 맞이하기는 처음이다.

베네딕토 교황은 환한 얼굴로 마중나온 환영객들에게도 두 손을 들어 답례했으나 별도의 인사말없이 부시 대통령의 안내로 자동차에 올라 공항을 빠져나갔다.

교황에 대한 공식 환영식은 16일 오전 1만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백악관 남쪽 뜰에서 열리며, 교황과 부시 대통령은 뒤이어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하고 백악관 남쪽 뜰에서부터 펜실베이니아 거리까지 자동차로 이동하며 군중들에게 인사와 축복을 보낸다.

16일 저녁에는 교황의 81세 생일을 축하하는 백악관 만찬이 열리지만 교황은 여기에 참석하지 않은채 미 국립대성당에서 미국 내 주교들과 기도회를 갖는다.

교황은 17일 워싱턴 시내 내셔널 파크 야구장에서 4만6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군중 미사를 집전하며 오후에는 미국 내 타종교 지도자들과 종교간 대화를 개최한다.

이어 18일 뉴욕으로 이동해 유엔본부에서 연설하며 20일엔 9.11테러의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를 방문하고 양키스타디움에서 대미사를 집전하는 것으로 5박6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감한다.

알리탈리아항공 특별기편으로 로마를 떠나 워싱턴으로 향한 교황은 기내에서 2002년 이후 터져나오기 시작한 미국 내 사제들의 아동성추행 문제를 "매우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교황은 성추행 문제가 미국 교회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는 자신에게도 "커다란 고통"을 안겨줬다며 "이들 성직자가 어린이들에게 치유와 하느님의 사랑을 베풀어야 하는 의무를 어떻게 이런 식으로 배반할 수 있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개탄했다.

교황은 "좋은 성직자를 보유하는 것이 많은 사제를 갖는 것 보다 더욱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깊은 수치심을 느끼고 있으며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할 수 있는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아동 성도착자들이 성직자가 될 수는 없다"며 "우리는 성도착자들을 성직에서 절대적으로 배제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리스도 우리의 희망'이라는 주제로 미국 방문에 나선 베네틱토 16세는 이번 미국 방문을 위대한 국민과 위대한 교회를 만나는 순례라고 표현했다.

부시 대통령은 앞서 글로벌 가톨릭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은 10억 가톨릭 인구를 대표하고, 정치인이 아니라 종교 지도자라며 교황에 대한 각별한 존경심을 표시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바티칸에서 베네딕토 교황을 알현했으며, 교황이 백악관을 방문하기는 1979년 10월 지미 카터 대통령 당시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워싱턴=연합뉴스) 이기창 김재홍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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