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이능개가 필요한 윤미향 의원과 집권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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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구, 시인·수필가·前 애월문학회장

제21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되었다. 새롭게 출발하는 21대 국회에 더불어 민주당 소속 윤미향 의원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그로 인해 벌써부터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너무 크다. 윤미향 의원은 잘못에 대한 반성과 부끄러움을 모르는 당당함, 그래도 감싸고 지키는 더불어민주당에게 ‘중용’에 나오는 과이능개(過而能改)란 말이 생각난다. 허물을 인정하고 고친다는 뜻이다. 반성과 참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이다. 잘못을 저지르고 부끄러움을 모를 때 사람들의 비난은 더욱 거세진다. 부끄러움을 모른다면 더 이상 개선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윤미향 의원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두고 하는 말이다. 177석의 거대 여당이지만 그럴수록 항상 겸손하고 국민과 눈높이가 맞아야 한다. 그 둑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오늘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 큰 가르침을 주고 있다. ‘부끄러움을 아는 것’을 배우는 것, 힘써 실천하는 것과 함께 인격 수양의 요소로 강조한 점이 마음에 와 닿는다. 공자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몰염치(沒廉恥)’ 거리낌 없이 제멋대로 행동하는 무기탄(無忌憚)은 소인배의 행위로 천시했음을 새겨야 한다. 논어에 보면 소인배는 잘못을 저지르면 반드시 꾸며댄다고 했다. 소인배는 어떻게든지 잘못을 감추려 하거나 무슨 이유라도 끌어다가 변명을 하려고 한다. 그래서 잘못을 거듭하고 미래를 어둡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합리적인 사람은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려 한다.

정의연(정의기억연대)에서 우선 큰 돈뭉치들이 사라졌다는 의혹이다. 윤미향 의원이 이사장을 맡았던 정의연은 2016년부터 4년간 13억의 국고보조금을 받았다. 그 절반이 넘는 8억 원이 증발되었다고 한다. 전후 사정을 보면 황당하기까지 한 윤미향 의원이 자기 관리,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당당함, 그럼에도 그를 지키겠다는 여권이다. 정의연·정대협이 30년은 우리 국민 모두가 소중히 여기는 역사로 자리 잡았다. 그 가치를 지키고 살리려면 흠을 감추고 비호할 것이 아니라 운동 자체가 입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윤미향 의원은 자신에 대한 의혹 제기를 친일이 청산 되지 못한 나라에서 정의·여성·평화·인권의 가시밭길로 들어선 사람이 겪어야 할 숙명으로 당당히 맞서겠다고 했다. 어불성설이다. 윤미향 의원에 대한 의혹은 정의연·정대협이 30년 동안 벌여온 위안부 진상 규명 운동에 적잖은 타격을 주고 있다. 시민사회활동에 기대했던 국민의 입장에서는 안타깝기 짝이 없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문제는 이를 부끄럽게 여기며, 새롭게 발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언젠가부터 가정, 학교, 사회에서 부끄러움을 아는 것의 덕목과 가치를 잘 가르치지 않는다. 오히려 거리낌 없이 방종에 가깝게 행동하는 게 좋은 것인 양 부추기까지 한다. 좌전에 사람이 그 누구인들 허물이 없겠는가. 허물이 있을 때 이를 인정하고 고칠 수 있는 것, 즉 과이능개(過而能改)의 자세이다. 바람직한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는 바로 부끄러움을 아느냐 여부에서 갈라지는 경우가 많다. 21대 국회는 뭔가 다르겠지 하는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정치인들은 역사적 책임까지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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