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가격표시제도(오픈 프라이스제도)
판매가격표시제도(오픈 프라이스제도)
  • 제주신보
  • 승인 202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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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제주대 생활환경복지학부 교수·제주지역경제교육센터장/논설위원

정부는 소비자를 보호하고 공정한 거래를 유도하기 위해 가격표시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가격표시제도로는 권장소비자가격표시금지제도, 판매가격표시제도, 단위가격표시제도 등이 있다. 이에 따라 제조업자가 권장소비자가격표시금지 상품에 대해 권장소비자가격을 표시하거나 판매업자가 판매상품에 대해 실제 판매하는 가격이나 단위당 가격을 표시하지 않거나 허위로 표시한 경우에는 시정권고를 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하게 된다.

권장소비자가격은 가격 정보가 부족하던 시대에 제조업자가 유통업자와 소비자에게 참고적 가격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상품에 표시한 가격으로, 희망소매가격, 표준소매가격 등으로도 표시되었다. 상품의 판매가격을 판매자가 아니라 제조업자가 정하면서 권장소비자가격은 도입 의도와는 달리 많은 문제점을 나타냈다.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한 후 40~70%로 대폭 할인하는 것처럼 홍보하여 불필요한 구매를 유도하였으며, 제조업자가 판매자들로 하여금 정해 놓은 권장소비자가격으로 판매하도록 하거나, 판매자들이 구매원가가 아니라 권장소비자가격을 기준으로 판매하면서 판매자들 간 가격경쟁을 제한하였다. 정부는 이러한 권장소비자가격의 문제점들을 개선하고 판매자들 간 가격경쟁을 촉진하여 가격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1999년에 권장소비자가격표시를 금지하면서 판매가격표시제도를 도입하였다. 판매가격표시는 화장품에 처음 적용된 이후 TV 등 가전제품, 신사·숙녀 정장 등 의류, 운동화, 가공식품 등으로 그 대상 품목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판매가격표시제도는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상품에 대해 권장소비자가격 대신 실제 판매가격을 제조업자가 아니라 판매업자가 결정하여 상품에 표시하는 제도이다. 판매가격표시제도의 시행으로 상품의 판매가격이 제조업자가 아니라 판매자에 의해 결정되면서 판매자들 간 가격경쟁이 치열해졌으며, 판매자의 마케팅 전략이나 가격정책에 영향을 받게 되었다. 권장소비자가격이 사라지면서 상품가격을 부풀려 놓고 할인해 주는 것처럼 과대 홍보하는 경우가 없어졌으며, 판매자들이 가격경쟁을 하면서 소비자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판매가격표시제도가 효과적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정부, 판매자, 소비자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보다 신뢰할 수 있는 가격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해 소비자의 정보탐색비용을 절감시켜 주는 동시에 판매가격경쟁을 활성화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판매자들은 다른 판매자보다 판매가격을 저렴하게 설정하여 소비자를 매장으로 불러들일 수 있도록 자유롭게 가격경쟁을 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판매가격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비교하면서 보다 저렴하게 구매하는 똑똑한 소비를 해야 한다. 판매자들이 다른 판매자보다 판매가격을 비싸게 설정하여 폭리를 취할 경우 아주 비싸게 구매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어떤 판매자를 신뢰할 수 있는지 스스로 잘 판단해 소비자의 선택할 권리를 올바르게 행사해야 한다. 판매가격표시의 단점은 소비자가 실제로 매장에 가서 확인하지 않으면 상품가격을 판매자들 간에 정확하게 비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판매자들이 소비자 관점에서 판매가격을 결정하도록 하려면 그만큼 소비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며 소비자가 그 책임을 수행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판매자들이 판매가격경쟁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자신들의 구매 태도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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