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풍병 치료에 쓰여
모든 풍병 치료에 쓰여
  • 제주일보
  • 승인 2020.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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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열, 한의사·한의학 박사
백화사(독사를 말린 약재)
중풍으로 인한 구안와사·지체마목·반신불수 등에 적용
열이나는 체질의 음허동풍은 금해…독도 적절히 쓰면 약

경로 불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속출하며 이제는 전국 어디서 감염자가 불쑥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 밀집, 밀폐, 밀접 환경에서는 경로를 모르는 단 한사람의 감염자에 의해 순식간에 확진자가 폭발할 수 있다.

앞으로 상당기간 근본적으로 생활 패턴의 변화가 요구되는 이유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경제 생활을 영위해야 하는 절박한 숙제도 생겼다. 필자 또한 연초 계획했던 한의원 오픈을 지금껏 미루다 며칠 전 강행하게 됐다.

다만 이전과 달리 코로나19로 인해 한의원 운영에 많은 차이가 생겼다. 모든 내원 환자의 발열 체크 및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 등 방역규칙을 준수하는 것은 물론 밀폐 공간이 문제가 되는 만큼 한의원 내에 자동 환기 설비를 도입해 가동하고 있다.

또한 담당자를 정해 감염관리를 맡고 메뉴얼을 작성하도록 했다. 예약제도 환자의 밀접을 분산시키는 중요한 시스템 중의 하나가 됐다. 비대면 전화 상담도 마찬가지이다.

첫 환자는 건물주의 사위였다. 몇 해 전 뇌출혈로 한쪽 팔다리가 불편한 상황이었다. 중풍의 경우 대개 초기 회복기에 의미가 있을 뿐 일정시간이 지난 후에는 치료에 큰 의미가 없다. 뇌세포는 파괴되면 회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분은 의외로 3년 동안 재활치료를 통해 미약하지만 지속적으로 좋아진 결과를 보였다고 한다.

특히 최근 몇 달 동안 안면 부위의 감각이 돌아옴을 느낀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치료 중이다.

중풍 등의 완고한 마비 증상에는 서근활락약(舒筋活絡藥)을 군약으로 하는 처방을 주로 쓴다. 증세가 심한 만큼 약성도 강해질 수 있다. 백화사도 그 중에 하나이다.

콧끝이 올라간 것이 특징인 오보사
콧끝이 올라간 것이 특징인 오보사

백화사(白花蛇)는 살무사과에 속한 오보사(Agkistrodon acutus Gunther)의 내장을 제거한 건조체이다. 맹독성을 가진 뱀으로, 한번 물리면 다섯 걸음도 못 가 죽는다고 해 오보사(五步蛇)이다.

한약재 백화사
한약재 백화사

백화사는 거풍(祛風), 통락(通絡), 지경(止痙)의 효능이 있어 모든 풍병(風病)과 풍습비통(風濕痹痛)을 치료하고 중풍으로 인한 구안와사와 지체마목(肢體痲木), 반신불수(半身不遂) 등의 증에 적용된다.

경련을 멎게 해 소아의 경풍(驚風)에도 쓰인다. 습진, 피부소양에도 좋다. 성질이 온조(溫燥)하여 마르고 열이 나는 체질의 음허동풍(陰虛動風)의 경우 금한다.

문헌에는 중풍이 진행돼 풍독이 안으로 혈분에 옹체한 증은 이 약이 아니면 치료할 수 없다고 했다. 좋은 음식도 과하면 독이고 독도 적절히 쓰면 약이다.

코로나19도 인류에게 큰 피해를 끼치는 독이다. 이 독은 인류에게 선을 지키며 거리를 두는 것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사실 인류는 자연과도 그렇고 국가 간이나 개별 인간들과 무분별한 접촉이 생기면서 여러 문제를 야기하고 있었다.

개별 주체는 독립된 위상을 가지며 고유의 온전한 모습을 드러낼 때 본연의 힘을 발휘한다. 각 주체들의 고유한 영역 보호가 중요하고 그것을 지켜 줄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를 통해 이러한 생각의 기회, 격리의 기회를 갖는다면 이 또한 인류에게 좋은 약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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