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키디데스의 함정’
‘투키디데스의 함정’
  • 제주일보
  • 승인 202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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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자신의 저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말을 썼다. 그는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전쟁(펠로폰네소스 전쟁)이 필연적이었던 것은 “아테네가 신흥 강대국으로 부상함에 따라 기존 지배세력이었던 스파르타에 스며든 두려움 때문이었다”며 이를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고 이름 붙였다.

▲아테네는 그리스·페르시아 전쟁 승리에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신흥 강국으로 떠올랐다.

마라톤의 유래가 된 ‘마라톤 평원 전투’, 페르시아의 대규모 함대와 싸운 ‘살라미스 해전’ 등에서 빛나는 승리를 거뒀다. 물론 이 전쟁에서 스파르타 용사 300명이 페르시아 100만 대군을 맞아 싸운 ‘테르모필레 전투’도 잘 알려져 있다.

전쟁 후 제해권을 장악한 아테네는 ‘델로스 동맹’을 이끌며 신흥 세력으로 급부상했고, 기존 패권국인 스파르타는 ‘펠로폰네소스 동맹’을 결성해 아테네를 견제했다.

결국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27년간의 전쟁에 돌입, 스파르타의 승리로 전쟁이 끝나며 아테네는 몰락했다. 하지만 스파르타도 장기간의 전쟁으로 국력이 크게 쇠퇴, 동맹국이었던 테베에게 그리스 지배권을 빼앗기고 만다.

그 후 테베도 마케도니아에 정복당하면서 그리스의 영광은 끝을 맺었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했던가.

작금의 21세기는 G2로 떠오른 중국이 세계 패권국인 미국에 강력하게 도전하고 있는 형국이다.

미·중은 무역전쟁, 홍콩 보안법, 코로나19 책임론, 대만 독립, 남중국해 문제 등을 놓고 첨예하게 갈등을 빚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에게 줄서기도 강요하고 있다.

그레이엄 엘리슨 하버드대 교수는 ‘예정된 전쟁(Destined for War)’에서 지난 500년 동안 지배 세력에 신흥 세력이 도전한 16번의 사례 중 12번이 전쟁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들어 미·중이 핵전쟁을 벌인다면 양국이 모두 폐허가 돼 버릴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그는 또 미·소 냉전시대 등 전쟁으로 이어지지 않은 4번의 사례에 주목하며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피하는 법도 제시했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고 하나 만일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그리스 지배권을 놓고 전쟁을 벌이지 않고 공존했다면 그리스의 찬란한 역사는 더 오래 가지 않았을까.

미·중의 신냉전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피해갈 때 한반도의 평화도 유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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