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천저류지 '숨골' 존재...입지 선정문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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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 가두지 못하고 지하로 침투...다른 저류지에 물이 차지 않는 이유 점검 필요
국지성 폭우가 쏟아져도 텅 빈 한천저류지 3구역 모습.
국지성 폭우가 쏟아져도 텅 빈 한천저류지 3구역 모습.

제주시 오등동의 한천저류지가 빗물이 지하로 빠지는 통로인 숨골에 들어서면서 입지 선정 문제와 함께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1일 제주시에 따르면 2010년 42억원을 투입, 90만t의 빗물을 가둘 수 있는 한천저류지를 설치했다. 이곳 저류지는 태풍과 집중호우 시 용담동 등 해안 저지대의 하천 범람을 막기 위해 조성됐다.

2016년 10월 태풍 ‘차바’ 내습 시 시간당 100㎜의 기록적인 폭우로 주택과 농경지가 침수될 당시 한천저류지 1·2구역은 물이 가득 찼지만, 3구역은 물이 고인 흔적만 있을 뿐 텅 빈 모습을 보였다.

2018년 8월 태풍 ‘솔릭’이 강타할 때도 한천저류지 3구역은 빗물이 고였다가 6시간 후에는 바닥을 보였다.

제주시는 설계 오류 또는 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2년 전부터 집중호우가 내릴 때마다 한천저류지 3구역에서 수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이곳에는 숨골이 있어서 반나절이면 고인 물이 지하로 모두 빠져나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천저류지 3구역은 최대 수위 6.5m를 넘어서야 4구역으로 빗물이 넘어가지만 3구역에 물이 차지 않으면서 4구역 역시 텅 빈 모습을 보여왔다.

제주시 관계자는 “한천저류지의 물구덩이는 모두 4개로 빗물 유입량이 증가하면 1~4구역으로 차례로 물이 차오르도록 설계됐지만, 3구역에 숨골이 있어서 3~4구역은 물이 고이지 않았다”며 “숨골이 자연적인 홍수 조절기능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동문시장 남수각 일대 침수 피해 예방을 위해 2013년 33억원을 들여 일도2동 신산공원에 설치한 산처천지류지(1만7300t) 역시 남수각 일대 홍수 위험에도 물이 차오르지 않는 등 저류지 역할을 못하고 있다.

서귀포시 표선면 천미천 상습 침수지역에 2017년 49억원을 투입해 설치한 달산봉저류지(12만8000t) 역시 인근 도로가 물이 잠길 때도 저류지는 바닥을 드러내 홍수 조절기능을 상실했다.

이처럼 막대한 예산을 들여 도내 곳곳에 조성한 저류지마다 물을 가두지 못해 저지대 하천 주변에서 침수 피해가 되풀이 되면서 한천저류지처럼 숨골이 있는지 여부 등 설계와 구조에 대한 점검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지역에는 229곳의 저류지가 설치돼 총 624만t의 빗물을 저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저류지의 설치 목적은 배수개선이 85곳(201만t)으로 가장 많다. 이어 재해위험 개선 65곳(172만t), 하천 홍수 저감이 14곳(174만t), 빗물의 도로 역류 차단 60곳(62만t)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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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구멍 2020-06-22 08:22:20
숨골이랜 밀 쓰지 말라... 왜곡 가능한 의도 다분한 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