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낙태
  • 제주일보
  • 승인 2020.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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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필연인 만남은 정해진 수순이며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선택을 했을 때는 슬픔도 남지 않는 이별 인사를 해야 한다

모두가 주인공인 지구에서의 삶은 인간이 만든 기준이 아닌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한다. 잊고 싶던 기억이 불현듯 꺼내지는 것은 그때의 교훈을 되새기라는 무언의 가르침이다. 용감하지 못했던 일에 반성을 해야 한다.

겉은 화려하지만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찾아오신 분은 아들의 정신적인 방황을 고백했다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어렵다는 시험을 통과해 부러움을 받았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조직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여기저기 부서를 옮기더니 이제는 한직으로 밀려났단다. 월급을 받아도 항시 쪼들리고 카드 청구서는 보통의 액수를 넘어섰다. 짐작하기로는 주식이나 노름에 돈을 탕진하는 것 같단다. 겨우 하는 뒷바라지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이고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노심초사 근심거리라고 털어놨다

솔직해지자고 양해를 구한 후 살아온 과정을 되짚어보다가 혼자만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

어려운 형편이기도 했지만 좋아한다는 유혹에 서둘러 혼인을 하고 보니 매서운 시집살이에 평소 건강이 좋지 않았던 남편은 첫아이를 낳고 자리에 누웠다. 살갑지도 않았지만 병이 깊어갈수록 성격이 거칠어지고 의심하는 버릇이 생겨 한 지붕 두 식구가 되었단다

그러던 중에 따뜻한 위로로 닫혀있던 마음의 문을 열어준 남자가 생겼다. 양심에 꺼렸지만 같이 있으면 편해지고 의지하고 싶었단다. 무지갯빛 상상은 사랑으로 변해 임신을 하고 말았다

모진 결심으로 멀리 도망이라도 가고 싶은 심정이었으나 현실적인 어려움이 발목을 잡고 있어 가정을 지켜야겠다고 결심하고 유산을 한 후 연락을 끊었다

너무나 아픈 상처라 애써 잊으려 했다며 난감한 표정이었다. 누구 탓을 하기 전에 슬픈 이야기에 빚을 갚아야 하고 억지 이해가 아닌 받아들임이 필요했다

영가천도를 하고 돌아서는 모습에서 이 모든 상황이 변해야 한다는 간절함이 만든 결과이나 어리석은 판단은 일보 전진이 아닌 이보 후퇴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은 진정한 짝이었음을 모른 채 다시 만날 때까지 지루한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버려야 할 것에 미련을 갖기보다는 첫눈에 반하는 아름다움을 찾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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