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비 참여한 '스피드 레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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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비(정지훈)의 참여로 화제를 모았던 '스피드 레이서'는 한마디로 오락영화다.

'매트릭스' 시리즈로 세계 영화 팬의 박수갈채를 받았던 앤디ㆍ래리 워쇼스키 형제 감독은 작심하고 오락영화를 내놓았다. 디지털 세상의 철학적 탐구라는 심오한 주제를 영상으로 풀어썼다는 극찬까지 받았던 '매트릭스'와는 달리 디지털 세상에서 만끽할 수 있는 영화의 오락적 가치에 방점을 찍었다.

'당신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라는 그들의 자신만만한 문구는 '스피드 레이서'에서도 적용된다. 일본 애니메이션 '마하 고고'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영화가 아니라 게임과 만화를 절묘히 조합해놓은 전혀 새로운 장르로 보여진다. 이 같은 시도에 열렬한 지지를 보내거나 혹은 수용할 수 없는 거부감으로 폄훼하거나 둘 중 하나.

레이서로 나서는 주인공 스피드 역의 에밀 허시, 드라마 '로스트'로 인기 높은 매튜 폭스, 그리고 꽤 비중 있는 조연을 차지한 정지훈까지. 그들의 연기다운 연기 장면을 꼽을 새가 없다. 진짜 자동차 경주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화면 속에 화려한 첨단 촬영기술이 펼쳐진다. 이들은 컴퓨터그래픽(CG) 처리를 위한 그린 스크린 앞에서 운전대만 잡고 표정을 다양하게 변주하는 시간이 더 많았을 듯. 다만 연기파 배우 수전 서랜든, 존 굿맨이 드라마의 골격을 잡아준다.

'트랜스포머'가 입이 떡 벌어지게 하는 변신 기술을 선보였다면 '스피드 레이서'는 CG가 구현하는 편집의 기술을 보여준다. 별로 새로울 것 없는 안정적인 이야기 구조에 현란한 기술을 담은 것.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관심 있어하는 첨단 자동차를 눈요기하는 맛도 쏠쏠하다.

오락영화의 한계 없는 기술 발전을 구현해 보인다는 점에서 오락영화, 그 이상이 되고자 하는 워쇼스키 감독의 욕망을 읽을 수 있다.

아직은 신예 배우 정지훈은 결과적으로 꽤 영리한 선택을 한 셈이다. 워쇼스키 감독의 각본ㆍ연출ㆍ제작, '매트릭스'를 포함해 '리셀 웨폰' '다이하드' 시리즈를 만든 제작자 조엘 실버가 진두지휘한 이 영화에서 기대 이상의 분량과 비중으로 할리우드에 안착했다. 이 영화를 하며 'RAIN'(비의 영화 영문명)의 가능성을 높게 봤을까. 촬영 도중 그들은 비를 '닌자 어새신'의 주인공으로 발탁했다.

스피드(에밀 허시 분)는 어린 시절 형 렉스와의 추억에 젖어 있는 천부적인 자동차 레이서. 직접 경주용 자동차를 만들어 팀을 이뤘던 아버지 팝스(존 굿맨)의 뜻을 거역한 렉스(매튜 폭스)는 사고사했다.

아버지가 직접 만든 자동차 마하5를 타고 형이 이루지 못한 꿈을 향해 가는 스피드에게 거대기업 로열튼에서 스카우트 제안이 들어온다. 이를 거절하는 스피드에게 로열튼은 모든 레이싱은 조작됐으며 레이서는 그 과정의 부품일 뿐이라고 일축하며 스피드 가족을 압박해온다.

승부 조작 레이싱에 참여했던 자동차기업 후계자 태조 토고칸(정지훈)은 형사에게 거대 기업들의 승부 조작을 밝혀줄 파일을 건네주는 대가로 스피드와 레이서X와 함께 죽음의 경주 코스에 도전하겠다고 한다. 비밀을 숨기려는 기업들의 암살 음모와 맞서 경주를 시작하는 스피드. 그러나 그를 기다리고 있는 건 또 다른 승부의 세계다.

탄탄한 캐릭터 구축에 성공해 시리즈의 가능성을 충분히 열어뒀다.(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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