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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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드론이 세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준 것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때가 아닐까 싶다. 1218대의 드론이 군무를 이뤄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가 되고, 오륜기로 변신해 전 세계 시청자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드론은 소리가 몸집에 비해 크고, 벌이 날아다닐 때의 ‘윙윙거림’과 비슷하다. 그래서 ‘수벌’을 뜻하는 드론(drone)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처음엔 군사용으로 개발됐다.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고도 적군을 파악하고 폭격까지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이제는 ‘천의 얼굴’을 가졌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여러 방면에서 종횡무진으로 활약하고 있다. 농업·감시·측량·안전진단·배송·방역·영상 촬영 등 다재다능하다. 고층빌딩 화재 진압에도 출격하기 위해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향후 10년 안에 사람을 태울 수 있는 드론택시도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드론의 고공비행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양심 불량 감귤 농가들은 ‘윙윙’ 소리만 들으면 오금이 저릴 것 같다. 감귤 수확 철을 앞두고 비상품 감귤 유통 단속에 드론이 투입되고 있어서다. 지난 16일부터 총 4대가 제주의 창공을 돌아다니며 감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일 서귀포시가 띄운 드론은 하예동에 위치한 한 감귤원에서 극조생 감귤을 수확하는 이들과 컨테이너, 트럭 등을 포착했다. 이때 드론이 확인한 현장의 좌표는 즉시 육상에서 활동 중인 감귤유통지도단속반에 전달됐다. 단속반이 들이닥친 현장에선 당도 8브릭스 미만의 미숙과에 대한 수확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런 식으로 단속한 것이 27일까지 총 9건에 물량은 70t에 이른다. 데뷔전치고는 만족할 만하다.

드론은 월동무·양배추·마늘·양파·당근·브로콜리 등의 재배지 촬영에도 투입된다. 사람들의 수작업을 대신해 재배 면적 조사에 나서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생산량까지 예측해 해당 작물의 수급조절량까지 파악할 수 있다니 기대가 크다.

▲우리나라에서 드론 조종 자격증 취득자는 지난 3월 말로 3만 2000여 명에 이른다. 지난해 동기 대비 60%나 증가할 정도로 인기다. ‘몰카’ 등 범죄에 악용되기도 하지만, 비상 물품을 운반하고, 올레길을 순찰하는 등 ‘열일’하는 ‘착한 드론’이 더 많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드론이 위에서 쳐다보니까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야 농가가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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