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트롯 어워즈’
‘2020 트롯 어워즈’
  • 제주일보
  • 승인 2020.10.1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길웅. 칼럼니스트

트롯 100년을 결산하고 새로운 트롯 100년을 모색하는 ‘2020 트롯 어워즈’가 추석날 밤에 열렸다. 코로나19로 지쳐 있던 국민들, 추석 명절임에도 귀성하지 못한 채 주저앉은 가족들에게 뜻밖의 위로와 즐거움을 선물했다.

‘어워즈’란 말이 낯설어 까칠했으나, 시상식쯤으로 추슬렀다. 트롯이 아닌,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의식도 어워즈일 거라 하면 편하다.

트롯은 서민의 알짜 노래로, 그들의 애환을 담은 대중음악이다. 노래방이 그냥 생겨난 게 아니다. 과거 우리 조상들이 열린 공간에서 민요를 타령으로 부르며 가슴속 맺힌 한을 풀었다면, 오늘의 한국인들은 닫힌 공간인 노래방을 즐겨 찾는다. 트롯 열풍엔 세대 차며 도·농이 따로 없다. 그야말로 신바람 나는 여흥의 공간, 한풀이 장이다. 너나없이 노래방에 간다. 그러다 보니, 한국엔 노래 못하는 사람이 없다. 가수도 많지만, 국민 전체가 가수라 할 지경이다.

트롯 100년을 정리하려 했을까. 많은 기대 속에 ‘2020 트롯 어워즈’가 열렸다. 코로나19에 부대끼는 국민들을 위로한다는 큰 뜻이 있었을 것이다. 추석날 밤이라 많은 사람들이 TV 앞에 다가앉았을 것은 불문가지다.

명실공히 한국 트롯 대부인 남 진과 트롯의 천재 정동원의 듀엣. 61년이라는 세대를 통합 혼융한 특별 무대는 신선한 연출이었다. 안방을 뒤흔들고 쥐어짜면서 폭발적인 감동을 안겨주었다. 울림이 컸다.

무대 막간에 이뤄진 가수에 대한 시상식에서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임영웅이 신인 가수상을 받더니, 이름이 연이어 불린다. ‘K 트롯 테이너상(끼와 재능을 보인 가수에게 주어지는)‘, ’디지털 스타상‘ 트로피까지 안으며 6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디지털 스타상은 여느 상과 다르다. 온라인 조회수, 검색량 등 디지털에서 인기를 누린 가수에게 주어졌다. 국민투표 100%로 결정되는 ’글로벌 스타상‘에서는 득표율 54.65%를 차지했다 한다. 이름 그대로 K 트롯을 세계에 알릴 스타로 뽑힌 것이다. 10로만 뽑는 ’10대가 뽑는 트롯 가수상‘도 52.33% 득표율로 주인공이 됐다니 놀랍다.

첫 MC로 무척 설렜다는 임영웅. 계속되는 호명에, 손에 건네지는 트로피, 상에 따라 색다른 멘트로 수상 소감을 말하랴 힘겨웠을지 모른다. “트롯맨 동료들이 있었기에 오늘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저를 사랑해 주신 팬들이 주신 상으로 여기고 더욱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열심히 하겠다.” 말하는데, 막판에 또 자기 이름이 불리자 “이거, 꿈은 아니죠?” 도저히 현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았다.

무대 높은 자리에 선 임영웅에 시선이 꽂혀 있던 나는 다시 한번 놀랐다. 세상 어떤 시상식에서도 상을 여섯이나 차지하는 예는 드물다. 상을 싹쓸이했으면서도 그의 몸짓이나 웃음에 거드름 피는 기색이라곤 없다. 교만하기는커녕 한껏 자신을 겸손하게 낮췄다. 그동안 상당히 성숙해 있었고 무게 있어 보였다.

’2020 트롯 어워즈‘는 시청률 22.4%. 지상파 종편 종합 1위를 거머쥐며 막을 내렸다. 못지않게 나이와 세대를 초월한 국민 대화합의 장으로 성과를 올렸다. 8시부터 자정 넘어 4시간여, 이렇게 오래 TV 앞에 앉아 있었던 건 처음이다.

대상을 받은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 여운이 베갯맡으로 스민다. 자야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9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정경아 2020-10-17 05:02:41
노래를좋아해많이들었지만삶에힘까지는아니였는데영웅님의노래를듣고부터는가슴을적셔주고힘이되고추억을되세기게하는묘한힘이있어요~충분히6관왕받을자격이있는분~영웅님은사랑입니다 ♡♡♡꽃길만이~~건행사랑합니다 ♡♡♡♡♡♡♡

tiger 2020-10-16 08:38:20
선생님의 따뜻하신 말씀 감사합니다...오랫만에 가족들과의 화합의 장이기도 했읍니다....임영웅 상받으며 죄스러워 하는모습에 우리도 안타까웠읍니다....자기가 할수있는 긍정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는 청년으로 보이는데,....역시 공인으로 가는길이 쉽지많은 않아 보입니다...선생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이정윤 2020-10-16 08:19:18
임영웅 노래를 경연때 우연히 듣게되어 트롯1도
안듣던나를 임영웅이 이렇게 덕질하게 만들었다
그의 힘이다. 그힘이 6관왕을 받는 영광이 되었다.

블루마돈나 2020-10-16 06:58:04
요즈음 나의 일상은 임영웅과 함께 밥먹고, 함께 웃고, 함께 웁니다. 임영웅님 사랑합니다.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건ㆍ행

김인숙 2020-10-16 06:53:10
어느날 내 앞에 나타난 임영웅의 노래를 듣고 처음 트롯에 발을 들여놓고 부터는 힘든 하루 하루를 임영웅과 함께 했습니다. 눈을 뜨고 부터 잠들때 까지 자식인양, 애인인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