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하고 마음 적시는 작품들…시조 발전 가능성 엿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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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조시인협회·제주일보
2020제주시조백일장 심사 결과 발표

제주시조시인협회(회장 김희운)와 제주일보(회장 오영수)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후원한 2020 제주시조백일장심사 결과 3개 공모 분야에서 당선자가 나왔다.

일반부에서는 김미애씨(제주시 애월읍)내 고향 추자바다가 당선작에 선정됐다.

중등부에서는 한연정(동여중 1) 학생의 모든 것에는 상처가 있다, 초등부에서는 김태현(세화초 5) 학생의 날마다 줄어드는 달이 당선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고등부에서는 당선자를 가려내지 못했다.

425편의 작품 가운데 당선작 3편을 포함해 총 54편이 입상했다.

지도교사상은 최진석(세화초), 장재훈(광양초) 교사에게 돌아갔다.

고성기 심사위원장은 시조는 정형시이므로 시조의 정형률에서 벗어난 작품은 시조가 아니라 자유시이기 때문에 심사에서 제외시켰다제주시조백일장 수상작으로 선정된 작품들과 자신의 작품을 비교해 본다면 습작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상식은 오는 15일 오전 11시 제주시 오라1동에 위치한 참꽃 작은도서관에서 열린다.

 

부문별 장원 수상 작품(고등부 장원, 차상 없음)

 

일반부 장원

 

김미애(제주시 애월읍)

 

내 고향 추자바다

 

슬픔에 슬픔을 더하며 바다에 비가 온다

비릿한 추억을 싣고 귀가하는 어스름 녘

잔물결 숨죽여가며 하늘 끝을 내리고

 

섬 속에 가두었던 또 한 섬이 젖어간다

장손의 어깨 위에 무겁게 내리던 비

그 비가 되어야 했던 아버지의 추자바다

 

일곱물이 들어서야 내 바다를 찾아왔네

배꼽 다 내놓은 *석지머리 울마당

못 다한 수다를 넌다 물빛 같은 장돌들과

 

*추자도 지명

 

 

중등부 장원

 

제주동여자중학교 1학년 한연정

 

모든 것에는 상처가 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상처를 입는다

향기로운 꽃잎에도 아주 작은 풀잎에도

우리들 마음속에도 상처는 남아있다

 

그 상처 덕분에 일어나서 아름답다

오히려 상처가 없다는 게 이상하다

우리는 상처를 안고 꽃처럼 살아간다.

 

 

초등부 장원

 

세화초등학교 5학년 김태현

 

날마다 줄어드는 달

 

보름달 쳐다보며 소원 비는 사람들

보름달은 하나인데 소원은 수만 가지

그 소원 들어주다보니 밤마다 줄어들어요.

 

당선 소감

일반부 장원

김미애

젊은시절 한 아이는 등에 업고 세 살 다섯 살 아이는 양손에 걸리고 버스를 두 번씩 타며 기적의 도서관을 다녔다.

그것은 살아보려고 애쓰는 나와의 전투였다. 어느 누구도 철부지 서른의 고단함을 함께 해주지 않았다.

하루하루 세 아이와 도서관을 다니며 아이 잘 키우기, 내 자신 잘 다스리기 등을 찾아 헤메다 탐라도서관 글쓰기 강좌를 만났다. 그것이 나의 글쓰기 시작이고, 내가 살고자 애썼던 삼십대의 그림이었다. 부끄럽지 않게 살고 싶었다. 그것은 글을 쓰는 나의 자세이기도 했다.

추자도에서 태어나, 장손의 무게를 견디다 짧은 생을 마감해야 했던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 것도, 글과의 소통이었다.

아직도 설익어서 제자리만 맴돌거 같은 저를 시상해주신 제주시조시인협회와 제주일보 관계자님께 감사를 드린다. 십년동안 매주 화시조 스터디를 묵묵히 지원해준 가족과, 나의 흔들림에 묵직한 기둥이 되어준 젊은시조 문우님들께도 감사를 드린다.

 

중등부 장원

제주동여자중학교 1학년 한연정

모든 것에는 상처가 있다.’

이 세상 모든 것에는 상처가 있다고 본다. 사람들은 그 상처를 참고 견뎌내며 살아가는 것 같다.

제 마음에도 상처가 남아있는 것처럼 이 세상에 존재하는 작은 꽃이나 풀잎에도 상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 시를 썼다.

이런 큰 상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백수문학제장원 이후로 두 번째인데, 중학생이 돼서는 꿈에도 생각지 못한 상이라 깜짝 놀랐다.

이렇게 큰 상을 받도록 지도해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시조쓰기에 더 열심히 하는 것으로 보답하겠다.

제 시조를 뽑아주신 심사위원님께도 감사드린다.

 

초등부 장원

세화초등학교 5학년 김태현

날마다 줄어드는 달당선 소감문

우리학교는 1학년에서 3학년까지는 동시쓰기를 4학년에서 6학년까지는 시조쓰기 수업을 일주일에 한 번씩 받고 있다.

저는 2년째 시조 쓰기를 공부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글자 수 맞추기가 어려웠지만 이제는 동시쓰기보다 시조쓰기가 더 쉽게 느껴진다.

이제는 선생님께서 정해 주시는 주제에 따라 나름대로 다양한 생각을 시조로 쓰게 됐다.

날마다 줄어드는 달이란 시조도 달이 줄어드는 것을 보고, 달이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는 만큼 줄어든다고 상상하여 표현한 것이다.

이 시조가 장원이라니 너무 기쁘다. 지도해주신 선생님과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린다.

 

 

심사평

 

고성기 심사위원장

 

외국인이 우리에게 당신네 나라의 가장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는 문학이 있느냐?’라고 묻는다면 우리는 뭐라 대답할까? 나는 이렇게 답할 것이다. ‘600여 년의 긴 세월동안 위로는 임금에서부터 아래로는 기생, 천민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민의 사랑을 받은 시조(時調)라는 자랑스러운 노래가 있습니다. 이 노래는 지금까지 자랑스럽게 이어져 많은 사람이 짓고 부르고 있습니다라고

그러나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편견은 그 자랑스러운 역사성 때문에 오히려 시조를 고리타분한 문학으로 폄하되고 있는 것은 무척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많은 시조시인들이 이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시조를 보다 더 참신하고 매력 있는 우리의 민족시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제주시조시인협회와 제주일보사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제주시조 지상백일장 작품공모도 그 일환의 하나이다.

이번에도 많은 작품이 응모되었다. 초등부와 중등부의 좋은 작품들은 우리를 고무시켰고, 일반부의 호응도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다만 고등부의 응모가 저조한 것은 입시에 대한 부담도 크려니와 수상실적이 입시에 반영되지 않는 점도 크리라 생각한다.

세화초 5년 김태현군의 초등부 장원 날마다 줄어드는 달은 보름달을 바라보며 왜 달이 점차 줄어드는 지를 초등학생의 시선으로 참신하게 보여주고 있다.

중등부 장원 제주동여중 1학년 한연정양의 모든 것에는 상처가 있다우리는 상처를 안고 꽃처럼 살아간다.‘고 노래하는 치유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일반부 장원 김미애의 내 고향 추자바다는 둘째 수에서 심사위원 모두의 가슴을 젖게 했다. ‘섬 속에 가두었던 또 한 섬이 젖어간다//장손의 어깨 위에 무겁게 내리던 비//그 비가 되어야 했던 아버지의 추자바다섬 속의 섬에서 살아야했던 아버지의 고단한 삶이 비에 젖고 파도에 젖어, 마음까지 젖게 하는 그 감성과 별 기교 없이 감동을 주는 그 기교를 높이 평가해 장원 작으로 미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

일반

장원 김미애(제주시 애월읍) 차상 변경미(제주시 조천읍) 차하 고성종(제주시 용강동)

고등부

차하 고윤진(세화고 1)

중등부

장원 한연정(동여중 1) 차상 송송미(안덕중 1), 문주환(대정중 1), 현명재(제일중 1), 장수현(동여중 2) 차하 김나연(동여중 1), 안수원(제일중 1), 김나나(중앙여중 1), 강은석(대정중 3), 박샛별(대정중 3), 김정현(대정중 3), 김혜린(대정중 1), 이연지(동여중 1),

초등부

장원 김태현(세화초 5) 차상 유호건(재릉초 6) 강미선(어도초 5), 김가현(삼화초 6), 윤나현(광양초 6), 김효주(광양초 5), 최유희(어도초 4)

차하 진한결(어도초 6), 이아림(어도초 6), 최혁준(어도초 6), 홍원빈(어도초 4), 우예준(세화초 6), 강채연(재릉초 6), 윤지원(재릉초 5), 양희선(재릉초 5), 양희수(재릉초 2), 권사랑(안덕초 6), 최승운(안덕초 4), 손민하(안덕초 3), 박연정(안덕초 5), 김지원(광양초 6), 고명훈(세화초 6), 오설(삼화초 2), 고시연(삼화초 6), 고동협(삼화초 3), 이설아(광양초 5), 현명승(광양초 3), 변송연(어도초 4), 염지수(어도초 5), 강민우(어도초 6)

김혜빈(어도초 5), 고아림(어도초 5), 고영찬(어도초 6), 양재석(세화초 6), 손서아(세화초 5), 문원경(세화초 5), 오서율(세화초 6), 고지상(도련초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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