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지치유
접지치유
  • 제주일보
  • 승인 2020.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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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조, 제주숲치유연구센터대표·산림치유지도사/ 논설위원

숲길을 걷는다. 나무계단 등을 오르고 내린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샌가 몸에서 땀이 나고 숨이 찬다. 다리도 무겁다. 잠시 쉬었다 다시 걷는다. 그러다 목적지에 이르면 신발까지 벗어놓고 여유롭게 쉰다. 그러면 몸의 피로가 확 풀리는 느낌이 든다.

운동선수도 그럴 때가 있다. 축구선수가 축구화를 신고 열심히 경기하고 나면 다리에 심한 피로감을 느낀다. 경기가 끝나고 곧바로 축구화를 벗어놓고 축구장 땅바닥에 앉아 편하게 쉬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렇게 하면 피로가 빨리 풀린다고 한다.

밭농사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밭농사는 땅과 접촉하면서 하는 일이다. 이랑을 올리고 씨를 뿌리고 김을 매고 곡식을 수확한다. 그래서인지 밭농사를 하는 어르신들이 나이 들어도 대체로 건강하게 오래 활동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이들 사례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땅과 접지치유이다. 다른 말로는 ‘어싱’이라고 한다. 인체와 땅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몸속의 양전하를 중화시킨다. 몸의 피로 등을 빠르게 회복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접지는 빌딩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번개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해 피뢰침이 설치돼 있다. 순간 폭발적으로 발생하는 전류를 땅속으로 흘려보내기 위한 것이다. 일반 건물에도 접지 장치가 돼 있다. 접지선이 땅속에 묻혀 있는 접지봉과 연결돼 있다. 감전이나 합선, 전파간섭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함이다.

인체 또한 전류가 흐를 수 있는 도체이다. 물과 광물질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평상시에도 일반적으로 3~6볼트의 미세한 전류가 흐른다고 한다. 건조한 겨울철 차량 문을 열 때 정전기가 일어나는 것처럼 말이다.

반면 땅은 전위차가 없어 0전위를 갖는다. 전류는 높은 전위에서 낮은 전위로 흐른다. 0전위를 갖는 땅은 전압이 없고 전류가 흐르지 않는다. 그래서 접지된 건물에서 감전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땅의 0전위 상태로 돌려놨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음전하를 갖게 된다.

그런데 땅에서 벗어나면 전압이 생긴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전압은 높아진다. 그러다가 수십 킬로미터 상공에 이르면 증가 폭이 점차 줄어들다가 전압이 없는 고도에 이른다.

그래서 사람이 사는 공간은 땅 위이기에 미세한 전류가 끊임없이 흐르고 있다. 보이지 않는 전자기파(양전하)로 둘러싸여 있다. 그렇다고 이것이 인체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항상 미세한 전자기파에 노출된 상태로 살고 있다. 불안정한 양전하를 안고 있다.

더욱이 하루 일상 중에 잠깐만이라도 전자기파에서부터 벗어나는 생활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도시 생활을 하면서 땅과 직접 닿는 기회가 거의 없다. 고층 건물 생활은 오히려 땅과의 거리를 더 멀어지게 한다. 걸을 때도 접지를 방해하는 신발을 신고 다닌다. 아스팔트 도로 역시 마찬가지이다. 생활 자체 대부분이 무접지 상태이다.

이 때문에 몸속의 활성산소나 염증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양전하를 중화시킬 기회를 잃고 있다. ‘빌딩증후군’에도 그런 원인이 작용하고 있다. 각종 심혈관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접지는 치유의 필수조건인지도 모른다. 일상생활에서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쉽게 할 수 있는 것 또한 접지치유이다. 맨발로 땅을 밟아 있거나 걷으면 된다. 하루 30분 만이라도 땅과 접지하는 생활을 한다면 우리 몸은 한결 치유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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