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소가 비상구 표지판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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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27일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재정전략회의에서 축사에 적용되는 현행 소방법의 문제점을 예로 들며 규제혁파와 현장중심 행정을 재차 주문했다.

최근 한미 쇠고기협상 타결로 관련업계의 반발이 고조되는 가운데 전날 경기도 포천의 한우농가를 직접 방문한 데 이어 이날 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을 촉구하면서 `축산농가 달래기'에 나선 것.

이 대통령은 특히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이 현실적으로 문제가 많은게 많다. 그래서 규제를 아무리 바꿔도 바뀐게 없다"면서 "그런데 새로운 정권은 이걸 바로 잡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가 부끄러워 말을 못하겠더라" =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의 거의 절반 가량을 소방법 문제점 지적에 할애했다.

전날 축산농가 방문을 소개한 이 대통령은 "축사를 짓는데 소방법 때문에 까다로워서 못 짓겠다고 하더라. 소방법에 의해서 비상구 표지판을 붙였다고 해서 소가 그걸 보고 나갈 것도 아닌데.."라고 전하면서 "소방방재청장 (여기) 안 오나. 내가 부끄러워서 이야기를 못하겠더라"고 질책했다.

이 대통령은 "따지고 보면 축사에 무슨 비상구 표지판 붙이고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유사시에 소에게 비상구로 나가라고 교육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고.."라고 거듭 지적한 뒤 "법을 바꾸려면 이런 걸 바꿔야 한다"면서 "괜히 거창한 것을 갖고 국회에서 할게 아니라 민생에 관련된 사소한 것을 바꿔야 국민 경쟁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아마 축사짓는 사람도 (이런 소방법은) 안 지킬 것 같다. 축사 짓는 사람 80~90%는 안 지킬 것"이라며 "그러면 소방서가 시비를 걸려고 하면 거는 것이고, 그래서 비리가 생긴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농수산식품부장관도 그런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것"이라면서 `현장 행정'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장관들이 현장에 나가서 확인하고 이야기를 들어야지 보고만 받아선 안된다"면서 특히 "현장에 가는게 형식적으로 가면 안된다. 형식적 방문은 피차 시간 낭비이고 현장도 싫어한다"고 말했다.

◇"앞서가는 농가는 개방 문제없어" = 이 대통령은 또 일본 `화우(和牛, 일본식 발언 `와규')'를 소개하며 축산업 경쟁력 강화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 화우같은 것은 우리 쇠고기 값의 10배다. 소 한마리 가격이 1억원하는 소가 일본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소개한 뒤 "우리도 얼마 안 있으면 국민소득이 3만달러가 넘는데 그러면 일본처럼 개방해도 최고의 쇠고기를 먹으려는 수요자가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미 앞서가는 축산농가는 쇠고기 개방을 해도 얼마든지 (경쟁)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면서 "어제 방문한 축산농가도 FTA(자유무역협정)나 쇠고기 개방을 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최근 사료값 급등에 언급, "그 축산농가 대표의 아들은 `버려진 빈 땅에 풀을 많이 심었고, 논농사도 열흘 중복되는 것을 피하면 이모작도 할 수 있다. (사료)값이 올라도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더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전날 방문한 축산농가를 예로 들어 경쟁력 강화 방안을 제시한 이 대통령은 "여론도 봐야 하지만 우리가 꿋꿋이 올바르게 일해 나가면 잠시 이해가 부족해도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국민으로부터 지지와 신뢰를 받을 수 있다"면서 "흔들려선 안되고 올바른 자세로 꾸준히 꿋꿋하게 일관되게 신중하게 일해서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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