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속출 김녕리...'말 그대로 초상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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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속 선별진료소는 초비상
하루 새 1000여 명 진단 검사
확산 불안에 주민들 한숨만
마을 내 온통 적막감 감돌아
김녕성당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17일 제주동부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김녕리 주민 대상으로 전수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고봉수 기자 chkbs9898@jejunews.com
김녕성당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17일 제주동부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김녕리 주민 대상으로 전수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고봉수 기자 chkbs9898@jejunews.com

제주시 구좌읍 김녕성당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김녕리 마을은 초비상이 걸렸다.

17일 오전 김녕리에 있는 제주시 동부보건소 선별진료소에는 진단 검사를 받기 위해 중·고등학생부터 백발의 노인까지 남녀노소가 줄을 서서 대기했다.

주민들은 매서운 한파 속에 발을 동동 구르며 검진 차례를 기다렸다.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방역복을 입은 보건소 직원들은 주민을 안내하고, 검체 채취를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김녕성당 발 코로나 확진자는 18명이다.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조용한 시골마을은 쑥대밭이 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김녕리 전체 주민 2800여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동부보건소는 천막 10동을 설치했고, 30명의 검사 인력을 투입했다.

진단검사를 받으러 온 주민 김모씨(28)는 “앞집과 옆집이 가족처럼 지내는 작은 동네에서 코로나가 확산돼 불안하다”며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감염될까봐 주민들 모두 걱정하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제주동부보건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1000여 명이 진단 검사를 받았다.

주민들은 외출을 꺼리면서 마을 중심가에는 인적이 뜸했고, 고요함을 넘어 적막감이 느껴졌다.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한 김녕성당의 출입문은 굳게 닫혔고, 안에서 밧줄로 걸어 잠그는 등 출입을 못하도록 단단히 봉쇄됐다. 성당 주변에는 아무도 얼씬 조차 하지 않으려 했다.

등교 중지가 내려진 김녕초등학교와 김녕중학교도 인적이 없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이날 점심시간이 가까워졌지만 김녕성당과 김녕초등학교 주변 식당과 마트는 썰렁했다. 대부분의 식당은 문을 걸어 잠갔고, 몇 안 되는 가게는 문을 열었으나 손님은 없었다. 가끔 오가는 주민들은 하나같이 마스크를 착용했다.

한 식당 업주는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주민 간 왕래도 없어졌고, 마을 분위기가 초상집처럼 변했다”며 “마을과 이웃해 있는 세화리와 평대리 주민들까지 코로나가 확산될까봐 불안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녕성당 관련 확진자는 지난 12일 121·122번을 시작으로 모임과 식사 등을 함께 한 접촉자 등 18명에 이른다.

제주도 보건당국은 정확한 감염 경로는 밝혀내지 못했지만, 성당에서 진행된 미사 또는 모임으로 전파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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