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과 면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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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조, 제주숲치유연구센터대표·산림치유지도사/논설위원

한동안 잠잠했던 코로나19가 다시 대유행하고 있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1000명을 넘고 있다. 이의 여파는 제주지역으로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른 지역 선행 감염자들의 입도가 잇따르면서이다. 제주 역시 일일 신규 확진자도 20명대에 이르고 있다. 향후 확산 여부조차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이다. 모두가 일상의 두려움에 젖어 있다.

그러함에도 현재까지 제주 확진자 통계를 보면 몇 가지 특징적인 면이 있다. 첫째는 감염률이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낮다는 것이다. 한동안 관광객이 크게 붐볐음에도 그렇다. 지난 2월 21일 첫 발생 이후 지난 12월 22일 0시까지 제주 누적 확진자는 271명에 이른다. 전국의 5만1460명의 0.53%에 그치고 있다. 이는 전국 광역 자치단체와 비교할 때 매우 낮은 수치이다. 특히 제주 사람 확진자는 40%대에 불과하다. 다른 지역 감염자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둘째는 사망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즉 치명률이 ‘0’이다. 전국 사망자 수가 722명에 이르고 있음에도 말이다. 폐 손상 등 심각한 후유증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거의 없다. 셋째는 밀폐된 공간에서 가족이나 지인, 동료 간 밀접 접촉에 의한 감염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열린 공간에서는 그렇지 않다.

이 같은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무엇보다 도민들 각자의 예방 노력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마스크 착용은 물론 거리 두기, 손 씻기, 모임 자제 등이다. 이와 더불어 관계 기관의 적극적인 방역대책도 한몫하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모든 이유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요인이 있을 수 있다. 물론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칫 섣부른 판단일지 모르지만, 그러함에도 제주만이 가지는 독특한 환경이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환경 속에서 오랫동안 적응하면서 살아온 제주 사람들 속에 형성된 면역력이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볼 수 있다.

이의 이유로 청정환경을 들 수 있다. 제주는 전염률이 높은 밀폐된 공간보다 숲과 오름 등 탁 트인 공간이 많다. 특히 제주의 사계절 온도와 습도, 바람은 바이러스 이동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바이러스 생존력은 온도가 높을수록 떨어지고 낮을수록 커진다. 여름에는 떨어졌다가 겨울이 오면 창궐하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습도 역시 그렇다. 습도가 높을수록 바이러스 이동을 억제하고 낮을수록 거세다. 더욱이 소금기가 있는 해수는 바이러스의 사멸을 촉진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염분과 접촉하는 순간 바이러스가 사멸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바람도 바이러스 이동을 흩트려놓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제주 사람들 면역력과의 관련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과거 조선시대 제주 사람들은 콜레라 등 전염병에 심하게 노출되기도 했다. 감기를 비롯해 유사 바이러스에 맞서기도 했다. 또는 흉년과 태풍 등 험한 자연환경과도 싸워야 했다. 이런 과정에서 제주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신종 바이러스를 인지할 수 있는 항체가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요인들이 종합적으로 엮어져 전파력을 낮추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볼 수 있다. 그렇다고 제주가 코로나19 안전지대라는 말은 아니다. 하루라도 빨리 이 상황에서 벗어나 안정된 일상을 되찾아야 한다. 그리고 이런 가설들이 증명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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