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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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미, 제주대학교 실버케어복지학과 교수/논설위원

“요즈음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어서 큰일이야”라는 말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기성세대가 바라보는 청소년에 대한 다소 긍정적이지 않은 시각이다. 기성세대도 청소년기를 겪었음에도 청소년기 발생하는 현상을 문제 해결 중심의 시각으로 접근하려 한다.

청소년기를 떠올려보자! 심리적인 불안감, 압박감, 우울감 등이 불쑥 올라온다. 이러한 심리적인 변화를 청소년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막막하다. 친구들은 하교하면 학원가기 바쁘고, 부모님은 직장생활에서 귀가하면 녹초가 된다. 청소년들이 쉽게 심리적으로 의지할 곳은 사이버 공간이다. 사이버 공간은 다양한 정보 수집 등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무분별하게 쏟아져 나오는 오류로 청소년기의 삶을 흔들어 놓기도 한다.

그렇다면 기성세대가 청소년들을 위해, 청소년 복지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미시적 접근으로 가족복지 차원에서 살펴본다면, 부모와 자녀 간의 소통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얼마나 바람직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기성세대인 부모는 청소년기의 자녀들과 어느 정도의 양질의 대화를 하고 있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버릇 즉, 생활 패러다임이 달라진다. 이처럼 청소년 복지는 가족복지에서 시작된다.

청소년기의 자녀를 둔 기성세대라면 부모의 의견부터 제시하는 말하기를 선행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아이의 의견부터 청취하는 게 중요하다.

잘 듣기 위해서는 네 가지 정도의 큰 요소가 있다. 첫째, 듣는 태도이다. 듣는 태도는 부모가 너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몸짓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말하는 사람 쪽으로 몸을 15도 정도 숙여서 들어야 한다. 말하는 자녀에게 내가 너의 이야기를 잘 듣고 있다는 것을 느끼도록 해주고 편안하게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상대방 쪽으로 몸을 살짝 숙여줘야 한다.

둘째, 말하는 자녀와 눈을 마주치면서 듣는 것이 바람직하다. 듣고 있는데 눈이 다른 곳을 향해있다고 생각해 보라. 말하는 자녀 입장에서는 ‘엄마가, 아빠가 내 말을 건성으로 듣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주기가 쉽다. 듣는 사람은 말하는 사람과 눈을 마주치되 장시간 눈동자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으면 불편함을 느낄 수 있으니 인중(人中)과 미간(眉間)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보는 게 좋다.

셋째, 자녀가 이야기 하고 있을 때 가끔 고개를 끄덕이며 잘 듣고 있다는 반응을 보여줘야 한다. 자녀의 이야기가 공감이 된다면 살짝 고개를 끄덕인다거나 동의할 수 없다면 고개를 살짝 갸우뚱 하는 등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반응을 나타낸다고 해서 계속 고개를 움직이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난다. 이야기의 맥락에 맞지 않게 기계적으로 계속 고개를 끄떡인다면 말하던 자녀는 ‘엄마가 지금 내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구나’, ‘내 말이 우습구나’ 등의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넷째, 자녀가 이야기 할 때 추임새를 넣어야 한다. “아~”, “그랬어?”, “그랬구나~” 등 듣고 있는 부모가 자녀의 말에 대한 반응을 보여줘야 자녀는 자신의 뜻이 잘 전달되고 있음을 느끼고 더욱 신이 나서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듣는 태도는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실천은 스스로 느끼기에 과연 만족스러운가? “아이들이 버릇이 없다”라고 느낀다면 부모로서, 기성세대로서 얼마나 바람직한 모델이 되었는지 먼저 반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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