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한라산과 산방산·마라도가 한눈에
(104)한라산과 산방산·마라도가 한눈에
  • 조문욱 기자
  • 승인 2021.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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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안덕면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 대병악에서 바라본 한라산과 마치 손으로 빚은 만두 같은  모습의 소병악오름.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 대병악에서 바라본 한라산과 마치 손으로 빚은 만두 같은 모습의 소병악오름.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에 우뚝 서 있는 대병악(大竝岳).

오름 꼭대기 언저리가 뭉툭하게 튀어나온 것이 마치 여자의 얹은머리 모양과 닮았다고 해서 여진머리오름이라는 이름이 있다.

이 오름과 맞닿은 오름이 있는데 두 산체의 모양새가 쌍둥이처럼 비슷해 ‘쌍둥이’의 제주어로 골래기오름, 또는 골른오름이라고 한다. 또한 한자어로 두 오름을 합쳐 병악(竝岳), 병산(竝山)이라고도 불리며, 거기에 크고 작음을 견주어 오름 이름 앞에 ‘대소(大小)’가 붙는다.

최근에는 오르미들 사이에 일반적으로 대병악, 소병악으로 나누어 불린다.

소병악을 내려와 마주한 대병악.

소병악을 하산해 만나는 야자수매트길에서 좌우 방향으로 대병악에 오를 수 있다. 오른쪽으로 걷다가 오르는 길은 거친 야생의 길이다. 계단도 없고 몸을 의지할 수 있는 로프는 있지만 경사가 심하다.

왼쪽으로 걷다 보면 마소(牛馬)들이 목장 밖으로 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문으로 들어서면 보다 편하게 대병악에 오를 수 있는 탐방로와 만날 수 있다.

산세 끝자락 소나무 숲 사이로 목재 계단과 함께 설치된 로프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을 향해 걷다 보면 부레옥잠과 함께 온갖 수초로 가득한 앙증맞은 작은 연못이 수줍게 탐방객을 반긴다.

탐방로 입구부터 정상까지 나무 계단이 잘 조성돼 있어 어렵지 않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소병악 탐방로가 소나무와 삼나무로 이뤄진 침엽수림이라면 대병악은 활엽수림으로 대조적이다.

활엽수림의 부드러운 곡선미 때문인지 탐방의 멋이 소병악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이다.

대병악은 표고 491.9m에 비고는 132m, 소병악은 표고 473m에 비고는 93m. 정상에서 형인 대병악은 동생보다 더 나은 풍광을 선사한다.

정상에서 한라산으로 눈을 돌리니 한라산과 함께 바로 눈앞에 금방 지나온 소병악이 보인다. 말굽형이 뚜렷하지만 산세 끝자락이 맞붙어 보여 마치 손으로 빚은 만두와 같은 모습이다.

남서쪽으로 시선을 바꾸니 세상 모든 시름이 사라지면서 몸과 마음이 깨끗하게 씻기는 듯한 느낌이다.

눈에 들어오는 모든 세상의 빛깔이 에메랄드빛이다. 저 멀리 산방산과 대정읍의 단산, 송악산, 국토 최남단 마라도, 우리나라에서 제일 키 작은 섬 가파도는 물론 제주시 애월읍과 한림읍의 전경도 한눈에 들어온다.

이런 절경을 여유롭게 감상하라고 정상에 다정하게 두 개의 벤치가 놓여있는 것 같다.

소병악과 대병악을 올랐으니 이제는 바로 곁에 있는 무악으로 향한다.

무악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오르미들의 발길로 만들어진 천연 그대로의 야생 길이다. 걷기에 참 기분 좋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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