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앙투아네트는 진짜 그렇게 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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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년 트라팔가 해전을 승리로 이끌었으나 치명상을 입은 넬슨 제독은 함장 하디에게 "운명(Kismet)일세, 하디"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뒀다고 전해져왔다.

그러나 임종을 함께 지켰던 다른 사람들은 넬슨이 하디에게 한 말은 "키스해 달라(Kiss me)"였다고 전한다. 넬슨의 유언은 빅토리아 시대의 엄숙한 풍조에 어울리지 않았던 것이다.

영국의 총리였던 윌리엄 소(小) 피트도 "조국이여, 어떻게 너를 이대로 두고 떠날 수 있을까"라는 유언을 남겼다. 하지만 실제 그가 남긴 말은 "벨러미의 송아지고기 파이를 먹고 싶어"였고 요리가 오기 전에 숨을 거뒀다 한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프랑스 혁명 당시 국민들이 빵이 없어 굶주린다고 하자 "그럼 케이크를 먹으면 되잖아"라고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실은 1660년 루이 14세와 결혼한 스페인 공주 마리아 테레지아가 그런 철없는 이야기를 먼저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영국의 역사학자인 에드 레이너와 론 스테이플리는 그녀들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프랑스인이 외국인을 경멸하는 마음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런 웃지 못할 역사 왜곡이 '대중의 어리석음'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앙투아네트가 정말 그런 말을 했건 안했건, "젊은 왕비의 냉혹함과 어리석음을 잘 보여주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진실보다 더 그럴 듯" 하다는 이유로 전설처럼 전해오고 있다.

두 사람이 함께 쓴 '가면을 벗은 역사'(시대의창 펴냄)는 세계 근현대의 역사 150장면을 포착해 거기에 씌워진 오해와 왜곡, 신화, 논쟁, 음모를 들춰내고 재평가한다.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에 대한 평가도 꽤 우호적이다. 문화대혁명의 진정한 동기는 정적 제거나 독재권력을 휘두르기 위한 시도가 아니라, 소련의 실패 경험을 보면서 공산주의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지를 다진 결과였으며 형식적 제도에 대한 공격이었다는 것이다.

많은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분량이 짧게는 채 1쪽도 되지 않을 정도로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어 배경 지식 없이는 맥락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이종인 옮김. 656쪽. 2만9천500원.(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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