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며 살아도 짧은 세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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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익 칼럼니스트

5월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어느 목사가 주창한 부부의 날까지 있어서 그렇다. 몇 년 전에 모 신문에 졸바로 해사란 칼럼을 쓰면서, 한 육지분이 쓴 졸바로라는 글을 읽었던 기억이 새롭다. 그의 고향은 제주가 아닌데도 제주어를 맛깔나게 써서 오래 기억에 남는다.

우리는 무엇을 졸바로하면서 살고 있는가. 긍정적인 대답을 하기가 어려우리라. 제주어에는 표준말보다 몇 배 의미가 깊은 말이 많다. 가령 베지근허다를 타지의 사람이 정확하게 알아챌 수 있을까. ‘졸바로는 비뚤어지지 않고 똑바르게란 뜻이다. 부연설명을 한다면 언제 졸바로가 쉽던가. 요즘 텔레비전을 보면 미꾸라지 한 마리가 되기는 쉽고, 졸바로 하기는 어렵다.

차라리 졸바로 해서 2등이 되는 것이 바로 1등이 아니던가. 이게 거꾸로 사는 것이 아니라 바로 사는 것임을 아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어떤 삶의 말처럼 이런저런 일로 살아가는 일이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살아가는 일에 조금은 어려워야 재미가 있다지만, 그러지 않아도 어려운데 어려워서 좋을 일이 뭐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졸바로 해사어려움을 바로 극복하는 힘이 되지 않을까 한다. 졸바로 하는 사람은 어려워서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것을 본다.

인생 100년은커녕 80년을 사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여기에 아니라고 우길 사람은 별반 많지 않을 터이다. 황혼이혼이 언제부터 유행이 되더니만 삼사십 년을 같이 살았으면서 이혼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이란 주례사의 일절도 지나간 지 오래다.

요즘은 여자가 이혼을 신청하고 남자가 이혼을 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예전엔 당치 않은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삼사십 년을 동고동락한 사람들이 황혼이혼을 가볍게 생각하고 있다. 졸바로 할 일이다.

이혼의 위기에 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이혼하는 사람들의 절박한 심정을 모른다. 글쓴이도 수십 년 전 질병으로 철밥통이라는 공직도 사퇴하고 아무런 희망이 없는 심각한 위기에 처했으나 문학의 꿈으로 오늘까지 살아왔다. 어떻게 희망 하나 부여잡고 위기를 극복한 보람이 있다.

아인슈타인은 유머에도 천재였다. 그는 상대성 이론의 정의를 이렇게 말했다.

한 남자가 예쁜 여자와 한 시간 동안 나란히 앉아 있으면 그 한 시간은 1분으로 생각되겠지요. 그러나 뜨거운 난로 옆에 1분 동안 앉아 있으면 그 1분은 한 시간이나 되게 느껴질 거요. 그게 바로 상대성이요.”

사랑하며 살아도 짧은 세월을 우리는 언제 사랑했던가.

521일이 무슨 날인지 아는 사람이 쉽지 않을 것이다. 바로 부부의 날이다. 부부의 날은 지난 200312월에 국회에서 통과된 기념일이다. 부부의 날을 21일로 정한 것은 (2)이 하나(1) 되어 행복한 가정을 이루자는 의미다. 둘이 하나가 되면 황혼이혼 같은 소리는 사라질 것이 아닌가.

사랑하며 살아도 짧은 세월을 어찌 미워하며 허비할 손가. 사람은 유일하게 희망을 기대할 수 있는 동물이다. 희망과 함께 일 년 십 년 하는 매듭이 있으니까 살아갈 만하지 않은가. 매듭이 없었으면 다시 일어날 용기도 없었을 것만 같다.

사는 일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판도라의 상자맨 밑바닥에 남겨뒀다는 희망을 포기할 수는 없다.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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