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녀야 할 최고의 덕목은 부끄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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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흥식 수필가

요 근래 몇 년 동안에 정치인과 종교인의 막말과 인간성을 보면 정말 개탄스럽다. 정치의 품격과 종교인의 사랑은 볼 수가 없다. 많은 사람들은 말에 의해서 희로애락을 느낀다. 정치인은 물론 공직자 교수 등 많은 얘기를 내뱉고 있다. 공인일수록 자신의 처신과 책임을 느껴야 한다. 사회에서 존경을 받기 위해서는 말을 아낄 줄 알아야 한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성공의 비결은 험담을 하지 않고 상대의 장점을 들어내는데 있다”고 말했다.

인도의 간디가 말하는 나라가 멸망할 때 나타나는 몇 가지 사회악 중 중요한 것을 알아보자. 원칙 없는 정치, 양심 없는 쾌락, 도덕 없는 상업, 희생 없는 종교, 인격 없는 교육 등이다. 이것들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어쩌면 저렇게도 간디의 말대로 우리가 닮아가고 있는 것 같다. 우리의 현실을 얘기하는 듯해서 소름이 끼친다.

조선시대 유성룡이 집필한 임진왜란의 전란사인 징비록에 의하면 1592년부터 7년에 걸친 전란의 원인 등을 기록한 역사의 기록물이다. 과거를 잊어버리면 미래가 없다고 했다. 이는 우리의 뼈아픈 치욕의 역사 기록이지만 오늘날 고질적인 당파싸움은 그때나 지금이나 그리도 비슷한지 모르겠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는 그렇게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는 아니다. 그러나 이 지고한 가치를 향해 한 걸음씩 내 딛는 것이 필요하다. 인간의 삶은 늘 진화하고 발전한다는 확신 때문이다. 정치적 호불호로 인한 막말은 기분 나쁘지만 어쩔 수 없다. 그것은 선거를 통해 심판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겸애사상(兼愛思想)을 망가트리는 짓은 용서하면 안 된다.

옛날 신하의 부인을 사랑하게 된 바빌로니아의 ‘술탄 살라디노왕’은 그녀의 남편에게 권한을 주어 먼 곳으로 전근을 보냈다. 그 후 부인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그러자 부인은 자신이 요구하는 질문에 답을 얻어 오면 살라디노왕의 뜻에 따르겠다고 했다. “이 세상에서 인간이 지녀야할 최고의 덕목이 무엇이냐”는 질문이다. 살라디노왕은 세상을 떠돌면서 답을 구했지만 누구도 답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젊은이를 만나 질문을 하니 그는 자신의 아버지만이 그 답을 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 젊은이의 늙은 아버지는 한 때 살라디노왕의 수하에서 일하던 기사였다. 그는 질문의 뜻을 이해하고 질문을 하는 이가 살라디노왕임을 알아차리고 세상에서 인간이 지녀야할 최고의 덕목이란 바로 ‘부끄러움’이라고 말해 주었다. 인간의 나쁜 행동을 막아 주기도 하는 게 인간이 지녀야할 덕목이다.

살라디노왕은 부인을 찾아가 질문의 답을 말해주자 부인은 질문의 정답을 잘 알아오셨다면서 그러시다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고 좋은 사람은 누구냐고 물었다. 살라디노왕은 세상에서 자기보다 더 훌륭하고 좋은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부인은 살라디노왕 앞에 무릎을 꿇고 이렇게 간했다.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신 전하께 청하오니 우리 인간이 지녀야할 최고의 덕목인 ‘부끄러움’의 해답을 아셨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살라디노왕은 부끄러움을 느끼고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부인의 남편은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사랑하는 부인과 함께 살 수 있게 했다. 부끄러워야 할 일에 부끄러움을 모르는 인간은 인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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