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미술관, 인력 운용 시스템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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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 경제부장

불운한 시대의 천재화가로 일컬어지는 이중섭(1916~1956)은 6·25전쟁이 발발하자 가족과 함께 부산에서 피난 생활을 하다 1951년 1월 배를 타고 제주항에 도착했다.

이중섭은 같은 해 12월 가족을 이끌고 다시 부산으로 이주하기까지 서귀포에 있는 초가 한편(4.6㎡)의 작은 방에서 부인과 두 아들 등 네 식구와 함께 생활하며 불꽃 같은 창작열을 불태웠다.

가난했지만 가족과 함께 있어 행복했던 서귀포 시절 ‘섶섬이 보이는 풍경’, ‘서귀포의 환상’ 같은 걸작을 남기며 서귀포와의 인연을 이어갔다.

제주에서 이중섭 화가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95년 11월 ‘미술의 해’를 맞아 문화체육부에 의해 이중섭 거주지에 기념 표석이 세워지면서다.

서귀포시는 이듬해 3월 이중섭이 거주했던 정방동 512-1번지에 접한 남북 360m 길이의 도로를 ‘이중섭거리’로 지정한 데 이어 2002년 11월 이중섭이 살았던 초가 인근 언덕배기에 있는 부지를 매입해 이중섭미술관(당시 이중섭전시관)을 개관했다.

이중섭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2002년 한 해 동안 1605명에 불과했던 관람객은 2017년 27만7335명으로 급증했다. 미술관 내부 공사로 휴관이 잦았던 2018년과 2019년에도 각각 20만명이 넘는 인원이 찾는 등 미술관이 서귀포시 원도심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미술관은 최근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소장했던 이중섭의 작품이 12점이 이중섭미술관에 기증되면서 다시 한번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회장의 유족들이 기증한 작품은 ‘섶섬이 보이는 풍경’ 등 유화 6점을 비롯해 수채화 1점, 은지화 2점, 엽서화 3점이다. 이로써 이중섭미술관이 소장한 이중섭 원화 작품은 47점에서 59점으로 늘었다. 미술관은 이 화백의 원화 외에도 그와 관련된 엽서·편지와 유품 등 37점도 보유하고 있다.

각계에서는 작품 기증을 계기로 미술관 시설 규모에 관심이 집중됐다. 2층 규모의 미술관 내 전시실 규모가 협소(상설 전시실 120.99㎡, 기획 전시실 73.94㎡)하다는 지적과 함께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김태엽 서귀포시장은 이중섭 원화 12점을 기증받은 것을 계기로 시설 확충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외형적으로 도서관 규모를 키우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전문 인력이다.

이중섭미술관은 현재 전임계약 7급으로 채용된 학예연구사 1명과 공무직 5명이 근무하고 있다.

공무직 업무 분장이 매표 및 아트상품 판매, 관람객 안내를 중심으로 편성되면서 미술관 운영, 전시 기획, 수장고 및 소장작품 수집·관리 업무는 학예연구사 1명이 도맡고 있다.

이 학예연구사는 각종 전시 및 이벤트 등 운영 전반에 대해 본청 문화예술과 미술관운영팀장(6급)의 지휘·감독을 받아야 한다.

보통 2~3년 주기로 인사로 교체되는 미술관운영팀장은 이중섭미술관 외에도 기당미술관, 소암기념관 업무도 총괄하고 있어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미술관 규모 확대와 함께 인력 운용 문제를 짚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미술관 위상에 걸맞은 전문 인력을 배치하고 학예분야 인력도 추가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

국내 유일의 이중섭미술관 운영 총괄 책임을 인사철마다 바뀌는 6급 팀장에게 맡겨서야 될 일인가.

이중섭미술관에 필요한 것은 시설 확충에 앞서 행정에 눈치보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함께 그에 따른 전문 인력 확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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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2021-06-20 13:56:27
현재 근무중인 학예사님은 그냥 학예사고 전문 학예사님만 있으면 이중섭 미술관은 한국 최고 세계최고의 미술관우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미술관은 우리 모두가 만들어야지 전문 학예사 1명 채용해달라는 기사는 ㅠㅠ 채용해놓으면 정치질이나 할꺼 같은데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