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천년 동안 웅크리고 마을 지킨 사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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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서귀포시 예래·창천)
군산 정상에서 바라본 한라산. 군산은 많은 볼거리와 이야기 거리를 품고 있다.
군산 정상에서 바라본 한라산. 군산은 많은 볼거리와 이야기 거리를 품고 있다.

제주 전역에 산재한 360여 개의 오름 중 한라산국립공원 내에 위치해 있어 출입이 통제된 곳을 제외하고 비고(比高·산체의 바닥에서 정상까지의 높이)가 가장 높은 오름은 어디일까?

 

 

 

어승생악(350m)이 가장 높고, 두 번째는 바로 서귀포시 예래동과 안덕면 청천리에 걸쳐져 있는 군산(280m)이다.

군산은 높은 만큼 많은 볼거리와 많은 이야기 거리를 품고 있다.

오름의 모양새가 군대의 막사를 친 모습과 닮아 군산(軍山)이라고 불렸다.

또 산이 솟아날 때 굴메(그림자의 제주어) 같아 보였다고 해서 굴메, 1007(고려 목종 7)에 화산이 폭발하니 상서로운 산이 솟아났다 해서 서산(瑞山)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는 유래가 전해지고 있다.

군산 입구. 오름의 모양이 군대의 막사를 친 모습과 닮아 군산이라 불린다.
군산 입구. 오름의 모양이 군대의 막사를 친 모습과 닮아 군산이라 불린다.

예래동 방면에서, 혹은 안덕면 대평리 안덕계곡 인근을 통해서 오를 수 있다.

예래동 방면 오름 입구 주변에는 화장실과 의자, 그리고 다양한 운동시설 등이 갖춰진 소공원이 있는데 이곳을 출발점으로 삼아 정상을 향해 출발하면된다.

한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한라산과 한라산에서 뻗어 나온 서귀포시내권과 안덕면, 제주시 한경과 한림, 애월권 수많은 오름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중간 지점에 정자와 함께 나타나는 갈림길. 구시물 약수터로 가는 탐방로를 무시하고 정상을 향해 직진.

걷다보면 사자암이라는 바위와 함께 이 바위에 대한 설명이 눈길을 끈다.

한 고승이 지나다가 해 뜨는 동녘바다에서 우뚝 솟은 섬(범섬)이 범(호랑이) 형상이어서 마을의 재앙을 가져오기 때문에 예래마을 서쪽 있는 군산을 사자로 칭해 사자가 온다는 뜻에서 예래(猊來)라고 지어주어 평온을 되찾았다고 한다고 적혀 있다.

군산에는 정상을 비롯해 산체 주변 곳곳에 진지동굴도 많다.

정상에도 있는데,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들이 마을주민들을 강제 동원해 만든 것으로 당시 주민들의 참혹상을 느끼게 한다.

정상에는 용 머리에 쌍봉이 솟았다고 전해지는 뿔바위가 있다. 하지만 이라는 단어처럼 날카로운 느낌이 아니라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어머니의 포근한 젖가슴처럼 느껴진다.

정상 바위에 앉으니 천하제일의 절경이 펼쳐진다.

송악산과 산방산, 단산, 박수기정, 월라봉 등 안덕과 대정지역의 빼어난 해안 절경과 함께 한라산 서부권역이 내 품에 안긴다.

이제 구시물 약수터로 하산. 이 구시물은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아 기우제를 지낼 때 이 물로 제를 지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숫(남성)오름인 군산에서 내려오는 물이어서 아들을 원하는 이들이 이 물로 소원을 빌면 효험이 있고, 피부병도 낳게 한다고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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