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혈 삭히고 울결 풀어줘…태음인에게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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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열, 한의사·한의학 박사
굼벵이
대한약전 생규집 등록 한약재…참검정풍뎅이 유충
주로 환·산제 복용…야간에 생기는 통증·생리통 효능

주말에 아이랑 함께 근처의 작은 곤충박물관을 찾았다.

가족이 운영하는 이 박물관은 전시 목적만이 아니라 다양한 애완용 곤충들을 팔기도 하고 있었다.

전시장 한 코너에는 번데기나 동충하초, 굼벵이를 구워 과자로 만들어 파는 것도 보였다.

특히 굼벵이 과자는 원형 그대로 구워 만든 것이라 적잖이 놀랐다.

아이에게 사서 건네줬더니 기겁을 하며 손사래 친다.

맛을 보니 약간 비릿한 것이 식감도 그리 좋지는 못했다.

굼벵이는 사실 대한약전 생규집에 등재된 한약재이다.

참검정풍뎅이.
참검정풍뎅이.

제조(蠐螬)라고 해 참검정풍뎅이 (Holotrichia diomphalia Bates) 또는 기타 근연곤충(검정풍뎅이과 Melolothidae)의 유충이다. 비제(蟦蠐), 금구자(金龜子)라고도 한다.

제조는 어혈을 삭이고 배출시키며 울결을 풀어주고 젖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효능이 있다. 골절 타박에 의한 동통, 파상풍, 인후통, 옹저, 치루 등을 치료한다.

즙을 내어 점안하면 안과 질환인 익상편을 치료한다. 후두염이 있을 때도 즙을 내어 목안에 넣으면 좋다. 치루나 악성 종기에는 제조를 가루 내어 바른다.

한약재로 제조된 모습.
한약재로 제조된 모습.

주로 환·산제로 해 복용하고 외용으로는 가루 내어 바르거나 찧어서 바른다.

관장님은 이 굼벵이 과자를 간에 좋다고 홍보하고 있었다. 굼벵이는 간의 경락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이때의 간()이란 한의학 용어로서 어혈작용을 풀어주는 기능으로써 간을 의미한다. 간은 한의학적으로 혈행을 촉진하고 어체(瘀滯)를 풀어주는 작용으로 한다.

현대 의학의 간의 기능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굼벵이는 야간에 생기는 통증성 질환 그리고 타박에 의한 통증이나 여성의 생리통에 좋다고 하면 효능에 대한 적절한 설명이 되겠다.

사상체질로는 태음인에게 좋다. 공진흑원단에는 제조가 들어가는데 태음인의 진기가 허약하고 음혈이 부족한 증세에 쓰는 처방이다.

제조와 비슷한 서식환경에서 사는 곤충으로 땅강아지가 있다.

생김새도 강아지 모양 비슷해 땅강아지이다.

한약재 누고는 땅강아지(Gryllotalpa orientalis Burmeister), 비주누고(非洲螻蛄, G. africana Palisot et Beauvois) 또는 화북누고(華北螻蛄, G. unispina Saussure)의 몸체이다.

이수통림(利水通淋)하고 소종해독(消腫解毒)의 효능이 있어 방광염이나 썩어 문드러지는 악창에 좋다. 달이거나 가루내어 복용한다.

제조와 누고는 모두 약간의 독성을 지녀 신체가 허약한 자나 임신부는 복용을 금한다.

토양이 오염되어서 그런지 굼벵이나 땅강아지도 이제는 박물관에 가야 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전국에 산재한 곤충박물관의 곤충 양식 노하우를 활용해 동물성 약재 생산을 활성화한다면 의료적 가치만이 아니라 열악한 박물관의 수익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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