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봐주거나 지원해 줄 가족·친인척 없어
다리 재수술 시기 놓쳐 경제활동 어려워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위기가정은 우리 주변 곳곳에 있다. 대한적십자사 제주특별자치도지사(회장 오홍식)는 이들 가정이 재기할 수 있도록 희망을 선물하고 있다. 본지는 작은 정성으로 큰 기적을 일궈내기 위해 적십자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을 매주 1회 연재한다. 【편집자 주】
퇴원하면 어떻게든 일을 해야 할 텐데 몸이 불편한 것보다 나를 낯설게 쳐다볼 사람들의 시선이 더 무섭습니다.”
지난 2일 제주시지역 한 종합병원에서 만난 선규씨(50·가명)는 중증화상환자다.
선규씨는 지난해 12월 거주하는 주택에서 발생한 가스 폭발 사고로 전신에 2~3도 화상을 입는 중상을 당했다.
전기장판 하나로 겨울을 보내는 선규씨가 안타까워 임대인이 누군가 버린 가스히터를 가져다줬는데, 이것이 화근이 됐다.
선규씨는 “히터를 1단만 틀면 괜찮았는데 2단으로 틀 때는 가스 새는 냄새가 심하게 났다”며 “화재 당일 너무 추워 잠결에 생각 없이 히터를 2단으로 틀었다가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약 7개월 동안 입원하며 치료는 무사히 마쳤지만 심한 후유증 탓에 선규씨는 지금도 밤잠을 제대로 못 이룰 때가 태반이다.
주변에 자신을 돌봐주거나, 경제적으로 지원해 줄 가족 또는 친인척도 전혀 없다.
퇴원을 해도 문제다. 선규씨는 향후 2년간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당장 일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병원비와 약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10대 때 교통사고를 당한 뒤 경제활동을 하느라 재수술 시기를 놓쳐 다리가 많이 불편한 점도 선규씨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무엇보다 선규씨는 아픈 것보다 사고 이후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쳐다볼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수군거림이 더 무섭고, 두렵다고 했다.
이 때문에 선규씨는 현재 정신과 치료도 병행하고 있다.
선규씨는 “일은 어떻게든 해야 할 텐데 사회로 나가기가 겁이 난다”며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사실이 너무 속상하다”고 했다.
선규씨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다시 재기할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
후원 문의 대한적십자사 제주특별자치도지사 758-3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