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영겁의 인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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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흥식 수필가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살고 있다. 자신을 죄인으로 여기는 옳은 사람과 자신을 옳다고 여기는 죄인이 살고 있다고 한다.

이 세상의 대다수 많은 사람들처럼 존경하는 지인의 소개로 우리 부부도 반쪽과 반쪽이 만나서 결혼을 하여 둘이 아닌 하나가 됐다. 우리들 부부는 무촌이며 너무 가까워서 촌수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반대로 등 돌리면 남이 된다. 내가 웃고 있으면 상대방도 웃고 내가 찡그리면 상대방도 찡그리고 있게 된다.

성장 배경과 성격이 다른 남녀가 만나서 함께 살다 보면 크고 작은 의견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 부부도 의견 차이로 인해 가끔은 티격태격 한다.

부부는 가장 가까운 듯해도 어찌 보면 가장 어려운 사이 이기도 하다. 부부는 늘 평행선과 같아야 하며 그래야 평생 같이 갈 수 있다. 나는 항상 부부의 도를 지키고 평생을 반려자로 여기며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부부 싸움은 있게 마련이다. 어떤 땐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실수도 하게 되고 때로는 서로에게서 벗어나고 싶어 방황하게 된다. 그러나 상대에게 막말을 하는 언동은 피해야 한다. 부부가 배우자에게 손찌검을 하는 건 습관이 되므로 절대 금물이다. 여기서 배기정 시인의 ‘부부사이’라는 시 구절이 가슴에 와 닿는다.

‘가깝고도 먼 것이 부부사이/ 밉고도 고운 것이 부부사이/ 변덕 많은 것이 부부사이/ 따귀 맞고 고소하는 것이 부부사이/ 칼로 물 베는 것이 부부사이/ 촌수도 없는 것이 부부사이/ 알다가도 모를 것이 부부사이.’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했다. 남녀가 만나 부부로 사는 건 보통 인연이 아니다. 지구상에 70억 인구가 살고 있는데 그중에 단 한 사람만이 소중한 인연으로 맺어진 것이다.

오랜 억겁의 인연이라야 부부로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어렵게 맺어지는 부부생활이지만 작금의 현실은 소중하고 애틋하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쉽게 만나 결혼하고 살다가 또 너무 쉽게 갈라서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이혼을 밥 먹듯이 하는 걸 보면 마음이 아프다.

사실 남과 남이 만나 한 몸으로 사는 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부부 갈등과 불화의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부부의 개념을 오해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부부는 흔히 일심동체라고 하지만 사실은 이심이체이다.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살아가는 것이 현명하다.

부부가 만나 살면서 어찌 상대의 마음이 내 마음과 같을 수 있겠는가. 사는 동안 부부는 우리 인생길을 함께 가는 동행자이다. 친구도 자식도 부모도 아니다. 가정의 달 5월 21일을 부부의 날로 정한 것은 둘이서 하나가 된다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나고 자란 두 사람이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부부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사실 이심이체인 부부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사는 것이 현명한 삶이다.

어느 누구보다도 서로의 아픔을 잘 알면서도 쉽게 어루만져주지 못하며 사는 것이 부부가 아닌가. 그러나 부부란 가정을 지탱하고 내가 사회 속에 나아가 생활하는 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지 않는가!

이 세상 떠나는 날 상대 배우자에게 한평생 사는 동안 고마웠다는 말과 잘해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과 저 세상에 당신과 함께 가지 못해서 아쉽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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