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정치와 갈등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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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 제주국제대학교 국제교류원특임

‘꼰대’에 대한 정의는 분분하지만, 어른들 가운데 나이를 앞세워 어린 사람에게 호통을 치던 시절이 있었다.

가식적인 위엄으로 가르치려 하고 사사건건 간섭 하는 어른을 빈정대는 호칭이 ‘꼰대’인데, ‘꼰대정치’란 국민에게 실망만을 주는 정치권에 대한 조롱 섞인 불만의 표현인 것 같다.

요즘, 젊은 야당 대표의 당선은 흥미로운 화젯거리다.

다선의원, 원내대표, 대변인 등과 같은 화려한 경력을 가진, 이른바 ‘꼰대정치’ 부류의 후보들을 제치고 ‘0선’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36세의 나이로 ‘제1야당’의 대표 당선과 동시에 ‘꼰대’들의 참패가 화젯거리다.

이준석 대표의 취임과 함께 당의 ‘선호도 여론조사’에서는 여당을 앞질렀다.

정치판에 폭풍이 몰아친 것이다.

제일 먼저 민감하게 반응한 청와대는 이미 청년들을 등용하기 시작했고 여야도 청년 영입에 극성이다.

잠시뿐일 폭풍에 허둥대는 정치권 특유의 호들갑이 참으로 우습다.

심한 바람에 흔들리는 꽃을 쫓아 날아다니는 가련한 나비 모습이다.

정치 평론가에 의하면 당 대표 후보 연설회에서 이준석 후보가 SNS에 올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정당했다’라는 연설문이 민심을 움직였다는 평이다.

‘박근혜 키즈’로 불리는 그로서는 힘든 표현임에도 그의 소신과 진정성이 엿보였다는 거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청년 정치가 아니라 바로 참신성 있는 정치다.

만일, 당 대표 선거 당시 이준석 후보의 나이가 60대였어도 국민은 그를 선택했을 거다.

지난 4월 재보선에서 여당의 참패와 이준석 후보의 당선에서 보았듯이 민심은 ‘꼰대정치’ 종식으로 평온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정치를 원하는 것이다.

호박에 줄 그었다 한들 수박이 될 수 없지 않은가. 호박을 수박으로 만드는 ‘꼼수’를 좋아하는 부류가 전형적인 ‘꼰대정치’이다.

청년들을 영입하면 ‘꼰대정치’ 딱지를 뗄 수 있을 거라는 얄팍한 셈법은 호박에 줄긋기이며 오히려 심각한 사회갈등만을 조장할 뿐이다.

얼마 전, 1급 상당의 청와대 비서관에 25세인 대학생 영입으로 청년 간의 갈등과 박탈감을 조장하고 있지 않은가.

앞으로 청년들은 학교를 외면하고 정치에만 눈을 돌리는 또 하나의 심각한 사회적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사람은 나이와 성별에 따라 장단점이 있다.

그래서 나이와 성별 비율의 분포가 조화롭게 구성된 집단은 항상 흥이 있고 평화롭지만, 성별, 나이별 분포가 한쪽으로 쏠림현상이 있는 집단은 구성원 간의 충돌이 잦고 결집력이 부족하여 집단에 대한 애착을 가질 수 없다.

정치권의 무분별한 청년 영입은 사회에서 중장년과 노년층 기피를 부추기고 나아가 세대 간의 갈등으로 이어질 것이다.

‘갈등공화국’ 오명(汚名)을 벗기는 것은 위정자들의 책임임을 통감해야 한다.

‘청년은 빨리 달릴 수 있지만, 노인은 지름길을 안다’라는 독일속담을 정치권에서부터 진지하게 되새겨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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