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가벼움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말할 때가 되지 않았는데 말하는 것을 조급하다고 하고, 말해야 할 때 말하지 않는 것을 숨긴다고 하고, 안색을 살피지 않고 말하는 것을 눈이 멀었다고 한다.”

논어 계씨편에 나오는 말이다. 말은 때와 상황을 잘 살펴서 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최근 한겨레신문 기자 출신인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MBC기자의 경찰 사칭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김 의원은 지난 12일 모 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기자가 수사권이 없으니까 경찰을 사칭한 것으로 보인다”며 “잘못된 것이지만 좀 나이가 든 기자 출신들은 사실 굉장히 흔한 일”이라고 한 것이다. 또 “아마 제 나이 또래에서는 한두 번 안 해본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김 의원의 경험담인지는 모르겠으나 기자들의 경찰 사칭 취재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한국일보 기자 출신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김 의원이 일했던 신문사의 취재윤리가 ‘경찰 사칭 취재’를 당연히 여기는 수준이었나”며 “김 의원보다 먼저 신문사에서 일했던 저는 ‘경찰 사칭 취재 행위가 불법행위’라는 사실을 선배들로부터 교육받았다”고 꼬집었다.

필자도 30년 넘게 기자를 하고 있으나 경찰을 사칭하며 취재를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김 의원의 이 발언은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자신과 자신이 근무했던 신문사, 그리고 엄격한 취재윤리를 지키는 대다수 선후배 기자들을 욕보인 꼴이 됐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국민선거인단에 가입, 투표에 참여한 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도 적절했다고 볼 수 없다.

“김부선씨가 지지선언하면 몰라도 이재명 후보에게는 손이 가지 않는다. 현재까지는 TV에 나와 인생곡으로 ‘여자대통령’을 한 곡조 뽑으신 추 후보에게 마음이 간다. 물론 마음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한 대목이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민주당이 강력 반발한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다른 정당의 당내 경선에 개입하고 거짓과 역선택을 유도하는 것은 공직선거법에서도 제한하는 위법하고 부당한 행태”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이나 김 최고위원처럼 설화(舌禍)까지는 아니더라도 말을 잘못했다가 낭패를 보는 정치인들이 적지 않다.

참지 못하고 쉽게 내뱉는 말이 화를 자초하는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