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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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에어컨은 실내온도를 낮추거나 쾌적한 상태로 유지하게 하는 냉방장치를 말한다. ‘에어 컨디셔너(Air conditioner)’의 줄인 말로, 원래 정식 명칭은 공기조화기다. 일정한 공간을 인간이 활동하기에 알맞은 온도·습도·기류 분포로 조절하고, 동시에 공기 속의 먼지 등을 제거한다.

원리는 냉동기나 냉장고처럼 액체가 증발할 때 주위의 열을 빼앗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더운 여름날 바닥에 물을 뿌리면 시원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냉매론 저온에서도 증발하기 쉬운 프레온 가스가 많이 사용된다.

▲최초의 에어컨은 미국 공학기술자 윌리스 캐리어가 발명했다. 1902년 어느날 그는 안개 낀 피츠버그 기차역에서 공기 중의 습기를 조절하는 장치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곧바로 캐리어는 여름철 잉크 번짐을 막기위해 온도·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에어컨을 개발했다.

캐리어는 이어 에어컨이 기계의 열뿐만 아니라 사람의 더위도 식혀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1915년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를 설립하고 백화점과 극장, 의회 등에 에어컨을 설치해 대박을 냈다. 그 뒤 1950년대 에어컨이 소형화되면서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에어컨은 인류의 문명에 혁명적인 영향을 끼쳤다. 에어컨 덕에 ‘여름이 즐기는 계절’로 변모된 지 오래다. 전염병의 전파를 막는 데 기여하고 더위로 인한 사망률도 최대 40%까지 줄였다는 보고도 있다. 사람이 살수 있는 지역도 대폭 넓어졌다. 열대지방에 대도시가 형성된 게다.

두바이, 홍콩, 벵갈루루 등이 그 예다. 에어컨이 없었다면 사막 한 가운데 세워진 라스베이거스도 존재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이와 관련해 싱가포르의 국부(國父) 리콴유는 “에어컨이 없었다면 싱가포르도 없었을 것”이라며 “에어컨은 20세기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극찬했다.

▲올여름 햇살이 유난히 뜨겁다. 더워도 보통 더운게 아니다. 지구 온난화 탓이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유행해, 그야말로 이중고에 갇힌 잔인한 여름이다. 문제는 폭염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되레 드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열돔 현상’ 때문이다.

열돔은 고기압이 한 지역에 정체돼 더운 공기를 가두는 압력솥 뚜껑 같은 역할을 하면서 기온을 계속 끌어올리는 현상이다. 사람의 목숨을 위협해 ‘살인적인 더위 천장’이라고도 한다. 이래저래 한동안 에어컨 의존증이 더욱 심해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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