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르망 "한국은 시장경제의 힘 증명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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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개의 한국이 지나온 역사는 현실경제의 살아있는 교훈이다. 중앙집권적이고 나라에 의해 계획된 경제는 언제나 실패하며, 밝혀졌다시피 자유시장경제만이 번영과 동시에 부를 재분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다"
지한파 프랑스 지식인 기 소르망이 새 책 '경제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문학세계사 펴냄)를 냈다.

올해 3월 프랑스 현지에서 출간된 책에서 소르망은 각국의 경제이론가와 정책집행자들의 학문적 성과를 되짚고 일부 전문가들은 직접 인터뷰해 경제정책이 경제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했다.

한국의 경우는 대통령 직속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사공일 위원장과 인터뷰했다. 사 위원장은 박정희 정권시절 한국개발연구원 부원장을 지냈고, 역대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재무부 장관, 대통령 경제자문회의 위원 등을 거쳤다.

소르망은 '아시아의 용들'이라는 단락에서 대만, 중국 등의 사례와 남북한의 사례를 분석하면서 한국에서는 경제학자들을 기용해 경제를 구상하고 주도하게 하는 일이 이어져왔다는데 주목했다.

그는 "1960년대의 남한은 개발로 선회한 리더와 국제적인 교육을 받고 일본에서 수출 증진을 성공시킨 모델에서 영감을 얻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을 갖추고 있었다"며 "이때 유교적 순응주의가 표준화된 산업에는 유익하게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은 '메이드 인 코리아' 상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데 성공했다. 일본 식민지를 거친 한국은 일본 자본을 꺼리는 대신 서양에서 돈을 빌려 정부가 은행이 됐다. 정부가 선택된 기업들에 효율성이라는 기준에 의해 낮은 이율로 대부해주고 수출을 시켰고 이를 통해 재벌이 형성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에 좋은 경제정책을 적용하기 위해 독재자가 필요했는가라는 질문에 사공일 위원장은 독재정치가 필수불가결한 것은 아니라고 결론지었다고 전하면서 "경험적으로 봤을 때 중요한 것은 체제의 성격이기보다는 전략의 선택과 그 전략을 견지하는 리더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반세기동안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은 7천달러, 남한은 2만달러로 올라갔다…두 한국의 사례만으로도 발전 또는 저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좋은 전략들과 나쁜 전략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1970년대부터 이해할 수 있게됐다. 한국의 사례는 경제정책이란 올바르든지 그릇되든지 할 뿐이라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책은 자유경제와 세계화, 경제정책 등 3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애덤 스미스에서 밀턴 프리드먼까지 학자들의 학문적 성과를 소개하고 인도, 브라질, 중국, 러시아 등 신흥성장국가들과 유럽과 일본의 경제상황도 분석한다. 한국을 매년 수차례씩 방문하는 소르망은 이번에도 책 출간에 맞춰 12일 방한한다.

조정훈, 이효숙, 전혜정 옮김. 397쪽. 1만3천원.(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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