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탑의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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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국장

하늘에 닿으려는 ‘바벨탑의 욕망’이 전방위로 진화하고 있다. 초고층 건물을 권위의 상징으로 여기는 마천루 전쟁을 넘어 이제는 세계적 부호들이 우주로 향하고 있다.

영국의 억만장자인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을 태운 버진 갤럭틱의 우주 비행선 ‘VSS 유니티’가 지난 11일 고도 55마일(88.5㎞)까지 오르는 우주 관광 시범 비행에 성공했다.

이어 9일 뒤에는 세계 최고 부자이자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미국 텍사스주 서부 사막지대 발사 기지에서 ‘뉴 셰퍼드’ 로켓을 타고 10분간 우주 비행을 한 뒤 지구로 무사 귀환했다.

베이조스는 우주의 가장 자리인 100㎞ 이상 고도까지 비행해 몇 분간 무중력에 가까운 극미중력을 체험했다. 베이조스가 브랜슨보다 더 높이 비행한 것이다.

베이조스가 세운 우주 탐사기업 블루 오리진은 브랜슨이 우주 여행을 하기 전 트위터 “세계 인구의 96%에 우주는 100㎞ 위부터 시작된다”는 글을 올려 유럽 국제항공우주연맹 등이 고도 100㎞인 ‘카르만 라인(Karman line)’을 넘어야 우주로 정의하는 점을 근거로 브랜슨의 우주 관광을 평가절하했다.

이에 대해 버진 갤럭틱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연방항공국(FAA)이 고도 80㎞ 이상을 우주의 기준을 본다는 점을 들어 우주 비행의 성공을 자랑하고 있다. 꼭대기 층을 차지하려는 부유층의 욕망이 우주 관광에서도 높이의 경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있다’는 말이 일반화된 ‘바벨탑 공화국’ 한국 사회는 어떤가.

단순히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인 주거지만 서열화 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대학 입시부터 취업까지 모든 것이 서열화 돼 있다. 그 이후의 삶은 말할 것도 없다. 사회적 약자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하고, 상생을 거부하는 탐욕이 상식이 된 사회가 현재 대한민국의 민낯이다. 오로지 경쟁 일변도로만 문제를 해결하다 보니 이 같은 현상이 자리 잡은 것이다.

사회가 움직이려면 경쟁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여기에 공존과 상생이라는 가치를 주입시켜 바벨탑을 향한 수직지향적 문화를 수평지향적 문화로 바꿔야 한다.

사회 구성원들이 더 높은 서열을 차지하기 위해 각자도생형 경쟁을 계속 한다면 결국 공멸이라는 불구덩이로 달려가는 나방의 모습과 다를 게 없다.

탐욕이 상식이 되는 ‘서열 사회’를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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