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조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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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타조는 현존하는 조류 중 가장 덩치가 크다. 머리높이 약 2.4m, 등높이 약 1.4m, 몸무게 약 155㎏이다. 수컷의 몸은 검정색이고, 암컷은 갈색이다. 날 수는 없지만 빠르기는 독보적이다. 시속 90㎞까지 달릴 수 있고, 한 시간에 50㎞를 쉬지 않고 달릴 만큼 지구력이 좋다.

발차기도 위력적이다. 제대로 차이면 치명상을 입을 정도다. 그래서 웬만한 동물은 1대1로 타조를 상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헌데 사람들에게 타조는 미련한 새로 알려져 있다. 적을 만나면 도망가는 대신 머리를 땅에 처박고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거다. 제 눈에 적이 보이지 않으니 위험에서 벗어났다고 오판해서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타조가 이런 오해를 받게 된 경위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먹이를 먹기 위해 몸을 숙이고 있는 모습이 마치 머리를 파묻고 있는 것처렴 보였다는 설이 그중 하나다. 먹이를 먹고 엎드리거나 또는 체온 조절을 위해 머리를 박는 습성을 착각했다는 설도 있다.

어찌됐든 타조의 엎드린 자세를 머리를 파묻는 것으로 곡해해서 따온 용어가 있다. ‘타조 효과’가 바로 그것이다. 위기가 코 앞에 닥쳤는데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이를 회피하거나 외면하려는 현상을 가리킬 때 쓰인다. 위험을 경고하는 변수에 눈을 감아버리는 행위도 해당된다.

▲복지부동(伏地不動)은 ‘땅에 엎드려 움직이지 아니한다’는 뜻이다. 주어진 일이나 업무를 처리하는 데 몸을 사리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유럽에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공무원의 복지부동 근무 행태를 비유해 ‘타조 효과’라고 한다.

이를 사자성어로 설명하면 장두노미(藏頭露尾)다. 쫓기던 타조가 머리를 덤불 속에 처박고서 꼬리는 미처 숨기지 못한 채 쩔쩔매는 모습에서 생겨났다. 진실을 은폐하려 하지만 거짓의 실마리는 이미 드러나 있다는 의미다. 속으로 감추면서 들통 날까봐 전전긍긍하는 태도를 빗대기도 한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엊그제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지사직을 그만두겠다고 했다. 다만 그 시기에 대해선 코로나19 관련 위기를 잘 넘기고 이후에 도정에 대한 지휘 체계가 단단히 다져질 때라고 단서를 달았다.

이걸로 미뤄 짐작하건데 원 지사의 사퇴가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도정 운영이 ‘도지사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된다. 향후 도내 공직사회 분위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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